철강수급조사단 중간 조사 결과
도심 하천 범람으로 침수 피해
조사단, 포스코에 ‘BCP’ 등 권고
“경영진 사후 대응 측면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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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포항=송해인 기자] 6일 태풍 힌남노로 인해 포스코 포항제철소 인근이 침수해 차들이 잠겼다. (독자 제공) ⓒ천지일보 2022.09.06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지난 9월 초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본 포항제철소로 인해 포스코의 매출이 2조 4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포스코 전체 공장의 재가동은 내년 1분기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포스코 피해와 관련해 지난달 말 민관 합동 ‘철강수급 조사단’으로부터 보고받은 이 같은 내용의 조사 중간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를 단장으로 총 10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사전 준비 회의와 3차례의 현장 조사를 통해 피해 상황 확인과 복구 계획, 수급 차질 대응 계획을 점검했다.

피해 원인은 힌남노로 집중 호우가 내려 제철소 인근 하천인 냉천이 범람해 침수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포항제철소 2문, 3문 측으로 하천수가 집중 유입돼 수전 설비가 물에 잠겼고, 이어 정전으로 선강(제선·제강 공정을 통칭) 설비 가동이 중단됐다. 또 압연(열과 압력을 가해 철을 가공하는 작업) 라인 침수로 각종 전기·제조 시설이 마비되고 화재 등이 발생했다.

이에 포스코의 매출이 2조 400억원 줄고, 포스코에 납품하는 기업들의 매출이 약 2500억원 정도 타격을 받은 것으로 조사단은 추산했다.

산업부는 내년 1분기까지는 전체 공장 재가동이 완료되고 포스코의 제품 생산 설비가 피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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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1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민관합동 철강수급조사단 중간결과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11.14 (출처: 연합뉴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피해 공정은 순차적으로 복구 중”이라며 “18개 제품 공장 중 연말까지 15개 공장이 재가동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복구 시점이 확정되지 않은 제1후판을 제외한 전체 공장의 재가동은 애초 알려진 바와 달리 내년 1분기는 돼야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조사단은 포항제철소에서만 생산하는 3개 품목(전기강판·선재·STS)을 중심으로 수급 차질이 우려됐으나 광양제철소 전환생산, 경기침체에 따른 철강 수요 감소 등으로 연내 수급 애로 발생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다만 설비복구 일정 지연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대체 생산 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사단은 포스코의 배수 시설과 자가발전 설비 보완, 재난 대비·복구와 시장 보호를 포함하는 ‘기업활동 지속 전략(BCP)’ 수립 등을 권고했다. 포스코가 주요 제조업에 핵심 소재를 공급하는 국가 기간 산업으로 최고 수준의 재난에도 대응이 가능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서다.

특히 조사단은 포스코뿐 아니라 국가 기간 산업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태풍, 지진 등에도 안정적 공급망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BCP 수립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또 향후 설비 복구 진행에 따른 수급 통계 조사·분석 내용을 종합해 내달 말 최종 보고서를 산업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날 포스코 경영진의 사후 대응 측면에 대한 아쉬운 부분도 지적됐다. 

장 차관은 “포스코가 사전 조업 중지 등 태풍 대비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국가 핵심 제조업의 소재를 공급하는 국가 기간 산업으로서 사전에 예보된 큰 규모의 태풍에 더욱 철저히 대비했어야 했다는 점에서 일부 아쉬움이 있다”고 비판했다.

또 “법적인 책임 여부를 떠나 광범위한 철강재 수급 차질로 수요 산업, 협력 업체,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포스코) 나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에 대한 경영진의 공식 입장 발표가 없는 등 사후 대응 측면에 일부 아쉬움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 차관은 포스코 경영진의 책임 문제에 대한 정부 개입 여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경영진 책임) 이 부분은 포스코의 구조상 민간 이사회 같은 데서 판단할 부분이지 정부에서 이렇게 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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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포항=송해인 기자] 6일 태풍 힌남노로 인해 포스코 포항제철소 인근이 침수해 차들이 잠겼다. 포항제철소 내 공장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로 화재도 일어났다. (독자 제공). ⓒ천지일보 2022.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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