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차입금 규모 반년 새 1.7배
PF 대출 4兆에 한남서도 ‘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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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 서초구 롯데건설 본사.

[천지일보=조성민, 이우혁 기자] 롯데건설이 최근 잇따른 경영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건설업계 전방위로 몰아친 부동산PF(Project Financing) 부실 우려 때문이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부동산PF로 개발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었다. 하지만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 관련 PF 부실 여파로 자금줄이 막혔다. 부동산PF는 개발 사업을 기반으로 완성될 미래 부동산을 담보로 추후 수익을 내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이 1년 이내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올해 들어 늘어났다. 또 미분양 우려가 큰 상황에서 착공조차 못한 현장도 많다. 또 올 상반기 기준 단기차입금(6091억 4900만원)은 지난해 하반기(3565억 9500만원) 대비 1.7배 늘었다. 

부동산PF 연대보증 등으로 인한 리스크도 크다. 한국기업평가(KR)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상반기 기준 자금보충약정금이 4조 3000억원 규모로 건설업체 중 가장 많다. 두 번째로 많은 태영건설(2조 3000억원)의 2배 수준이다. 

롯데건설은 이 때문에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에게 7000억원, 롯데정밀화학에게 3000억원도 지원 받았다. 아울러 올해 정비사업 중 최대어로 꼽히는 용산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에서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재무 리스크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권에 따르면 ‘건설·금융사가 발행한 채권에 잘못 물리면 답이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채권시장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신용도가 높은 건설사도 신규 부동산 PF대출뿐 아니라 회사채 발행, 차환이 막힌 상태”라며 “주택사업 부실이 발생하면 기업의 CEO가 바뀌는 등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롯데그룹 내부에서는 부실한 부동산PF, 한남2구역 패배 등 분위기 쇄신을 위해 임원진들의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검토하고 있다는 게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앞서 한 차례 연임한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도 내년 3월이면 임기가 만료된다. 지난 2017년 대표이사에 오른 하 사장은 건설사 장수 CEO 반열에 오를 만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다고 평가되는 인물이다. 

한편 롯데건설은 용산 한남2구역 시공권을 놓고 대우건설과 벌인 치열한 경쟁에서 패했다. 하 사장이 직접 나서 합동설명회에 참석하는 등 공을 들였지만 결국 설계, 홍보, 조직운영 등 수십억원의 비용만 지출하게 됐다. 

#롯데건설 #하석주 #한남2구역 #재무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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