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1호선으로 출퇴근을 하는 많은 시민은 7일 하루 종일 큰 불편을 겪었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영등포역으로 진입하던 무궁화호 열차가 갑자기 탈선하는 사고가 나는 바람에 그 여파로 이튿날 열차 운행이 중단되거나 지연된 곳이 많았기 때문이다. 서울시와 영등포구청 등이 사고 직후 시민들에게 ‘운행 재개’라는 내용을 재난문자로 보내면서 종일 혼선이 빚어진 것이다. 

“이태원 참사로 인해 밀집이 우려되고 무서웠다. 출근 시간을 지키려고 억지로 타려는 사람들과 안쪽에서 밀리는 사람들 간 신경전이 벌어져 비명과 고성도 오갔다”며 수도권 지하철을 이용한 한 30대 남성은 이날 벌어진 교통대란 상황을 전했다. 일부 역과 구간에 엄청난 인파가 몰리며 시민들은 곳곳에서 아수라장으로 변한 ‘지옥철’을 경험해야 했다. 시민들이 ‘이태원 참사’를 떠올리며 불안에 떠는 모습을 지켜보게 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올해 코레일 소속 직원들의 작업 중 사망 사고와 열차 탈선이 잇따라 발생했다. 무궁화호 탈선사고 하루 전인 지난 5일 경기 의왕시 오봉역에서는 화물열차 연결·분리 작업 중이던 코레일 소속 직원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지난 3월 대전의 열차 검수고에선 객차 하부와 레일 사이 끼임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근로자가 숨졌다. 7월과 9월에도 작업 중이던 근로자가 열차에 부딪힌 사고로 사망했다. 

1월 경부선 영동역과 김천구미역 사이 충북 영동터널 부근에서는 서울발 부산행 KTX-산천 객차 1량이, 7월에는 부산역을 출발해 서울 수서역으로 가던 SRT 열차가 대전조차장역 인근에서 탈선했다. 코레일은 안전·탈선 사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환골탈태 차원의 근본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태원 압사 참사와 함께 무궁화호 탈선 사고,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 매몰사고, 평택 SPC 계열 제빵공장의 20대 근로자 사망 사고 등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사고는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를 드러내 보여준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 “각종 재난 안전사고에 관한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고 켜켜이 쌓인 구조적 문제점을 과감하게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뿐 아니라 기업 등 민간 영역을 포함해 우리 사회가 이태원 참사와 같이 안전과 관련한 사고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총체적인 안전관리체계를 전면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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