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9일 ‘대규모’ 인명 피해 발생
11월 15일까지 행사는 그대로 진행
‘코리아세일페스타’ 관련 시민 인식↓
‘국가애도기간’ 공감하는 시민도 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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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황해연 기자] 2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위치한 화장품 로드숍. ⓒ천지일보 2022.11.02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국내 최대 규모 쇼핑 행사인 ‘2022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가 개막했으나 정막감만 감돌았다. 코세페는 대규모 할인 행사, 외국인 대상 관광 프로그램, 지역 문화 축제가 어우러진 쇼핑 관광 축제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로 일컬어진다.

2일 오후 3시께 찾은 명동은 눈에 띌 만큼 다수의 건물에 ‘임대문의’라는 딱지가 붙어 문이 굳게 닫혀 있었고 평소보다 거리가 한산했다. 그만큼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코세페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줄어든 모습이었다.

오는 15일까지 진행되는 코세페는 고물가 속 생활 밥상 물가 안정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백화점·대형마트·프랜차이즈·온라인·쇼핑몰 등 2300개 기업이 이번 행사에 참여한다.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및 야외마스크가 해제된 만큼 올해는 참여 기업을 200여개나 늘렸고 대중의 수요를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참사의 영향을 받아 일부 축소됐다. 코리아세일페스타추진위원회(코세페추진위)도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차원에서 지난달 31일 명동예술극장 앞 무대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개막식 행사를 취소한 바 있다. 행사만 이달 15일까지 그대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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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황해연 기자] 2일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한 올리브영 내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상품 진열 모습. ⓒ천지일보 2022.11.02

다만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된 이후 많은 프로모션이 취소됐으며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한 인지도가 더 높은 탓에 코세페를 낯설게 여기는 시민들이 더 많았다.

이날 명동에 위치한 화장품 로드숍들의 입구에는 수분크림, 마스크팩 등 각종 화장품이 놓여있는 가판대와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는 안내가 눈에 띄게 적혀 있었다. 몇몇 로드숍 앞에서는 마스크샘플 등을 들고 들어오라고 손짓하는 직원을, 내부에서는 손님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직원을 볼 수 있었다. 올리브영, 투쿨포스툴 등의 매장 입구와 내부에는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할인 행사를 한다는 안내가 가득했다.

한지은(가명, 20, 여)씨는 “‘블랙프라이데이’는 알아도 코세페는 잘 모르겠다.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기도…”라며 “어디 매장을 들어가도 블랙프라이데이가 적힌 안내판은 봤어도 코세페라고 적힌 안내판은 못 봤던 것 같다”고 말했다.

명동 거리 여기저기를 구경하던 박아민(가명, 30대 초반, 여)씨는 “코세페도 알긴 알지만 블랙프라이데이가 더 익숙하다”며 “이번에 이태원 사고로 코세페도 거의 취소됐다고 들었다. 원래 그런 행사에서 세일을 많이 하기도 하고 해서 사고 싶은 것들을 그때 몰아서 사기도 하는데”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그런데 여러 매장에서도 행사를 많이 한다. 그런 곳들을 좀 다니면서 필요한 것들을 구매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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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대규모 할인행사인 2022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가 시작된 1일 서울 중구 명동 상가가 다소 한산한 모습이다. 이태원 참사 국가애도기간임을 고려해 개막식 없이 시작한 이번 코세페 주간은 15일까지 예정대로 진행된다. (출처: 연합뉴스)

많은 프로모션이 중단됐지만 옳은 결정이라고 생각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김지원(22, 여)씨도 그중 하나였다. 김씨는 “백화점이나 큰 곳에서 매년 하는 연례행사들도 이번에 안 한다고 들었다”며 “그런 행사에서 좋은 아이템도 얻고 하는데 올해는 안 해서 좀 아쉽긴 하지만 이런 상황(이태원 참사)에 조용히 넘어가는 게 또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신도원(가명, 30대, 여)씨도 “막말로 (올해 취소된) 그런 행사들이 뭔 대수냐”라며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었고 지금 이태원 그쪽은 출입도 못한다고 들었는데 아무리 (프로모션) 준비를 많이 했어도 그런 일도 있었는데…. 꼭 그렇게 해야하는 행사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행사를 찾아 온 이수민(23, 여)씨는 “안타깝지만 예고됐던 행사들이 취소됐다고 해서 무책임하다는 둥 욕을 할 수는 없지 않냐”며 “다 같은 사람들이니깐 같이 그 일에 대한 슬픔을 느끼고 그렇게라도 표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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