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안보라인 기자회견
“현 정부, 사건 왜곡·재단”
與 “방탄 기자회견” 비판
유족들 “뻔뻔한 자기변명”
[천지일보=이재빈 기자]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서훈 전 안보실장 등 문재인 정부의 안보라인 핵심 인사들이 27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탈북어민 북송 사건 당시 정부 대응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거듭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과 피해 공무원 유족은 “방탄용 기자회견” “뻔뻔한 자기변명”이라며 반발했다.
박 전 원장과 서 전 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및 흉악범죄자 추방 사건 관련 기자회견’에서 “당시의 자료들을 정확히 살펴본다면 진실이 밝혀지리라 기대했으나 오히려 현 정부는 실체적 진실을 외면한 채 관련 사실들을 자의적·선택적으로 짜 맞추면서 사건을 왜곡·재단한다”고 비판했다.
두 사람은 서해 사건 당시 아무런 대응이 없었다는 의견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지난 2020년 9월 22일 실종자가 북측 수역에서 발견됐을 때에는 생명을 위협받는 위기상황이 아니었다”며 “오히려 실종 후 상당 시간이 지나 생사가 우려되던 상황에서 북한에 의해 발견되고 구조된 정황이 확인됐다. 안보실 핵심 관계자들은 즉각 이에 대한 대응을 논의했고 이는 대통령에게도 보고됐다”고 밝혔다.
또 탈북어민 북송 사건에 관해 이들은 “북한 어부 2명은 북한지역에서 선장을 비롯해 16명을 집단 살해하고 도주하다 NLL(북방한계선)을 넘어와서 우리 해군에 나포된 자들”이라며 “이들은 나포 이후 귀순의사를 표명했으나 처벌을 우려해 귀북을 원하지 않았던 것이며 이들의 수용 여부는 전적으로 대한민국 정부의 권한과 책임”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여당과 피해 공무원 유족은 “자기항변에 불과한 방탄 기자회견”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고(故) 이대준 씨에 대한 명예살인을 또다시 확인 사살한 것”이라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핵심은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구하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도 진실이 명확한데, 바로 대한민국 국민인 탈북어민을 어떤 재판 과정도 없이 졸속으로 인권을 유린한 채 북송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정원 자료 삭제는 박 전 원장의 지시 없이 이뤄질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하 의원은 “군대적 상명하복 조직인 국정원에서는 원장의 지시 없이 자료를 삭제할 수 없다”며 “서 전 실장 같은 경우에는 문 전 대통령에게 불똥이 튀도록 하지 않기 위해서 강력하게 거짓말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피해 공무원의 친형인 이래진씨는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기자회견에 대해 “뻔뻔한 자기변명에 경악스럽다”고 비난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발언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들이 해당 사건을 두고 ‘정치 탄압’이라고 하는데, 민주당 의원들은 지금 국민을 죽이고 탄압하는 짓거리를 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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