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설비투자가 역성장 막아
민간소비 1.9%·설비투자 5.0%
수입 급증, 전체성장률 1.8%p↓
수출감소에 韓경제성장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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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천지일보DB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민간 소비가 늘고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설비투자도 증가하면서 올해 3분기(7∼9월) 한국 경제가 0.3% 성장했다. 시장 예상보단 높은 성장률이지만, 성장세는 둔화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제불황+물가상승) 진입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늘면서 순수출은 전체 성장률을 2%포인트 가까이 깎아내렸다.

27일 한국은행은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 전분기 대비)이 0.3%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분기별 성장률은 코로나19 발생과 함께 2020년 1분기(-1.3%)와 2분기(-3.0%)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3분기(2.3%)부터 성장세로 전환한 후 4분기(1.2%), 2021년 1분기(1.7%), 2분기(0.8%), 3분기(0.2%), 4분기(1.3%), 올해 1분기(0.6%), 2분기(0.7%)에 이어 9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3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가 승용차 등 내구재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1.9% 증가했다. 설비투자의 경우 반도체 장비 등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늘면서 5.0%나 성장했다.

건설투자도 비거주용 건물 건설 확대와 함께 0.4% 늘었고, 정부 소비는 물건비 지출 위주로 0.2%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 부진에도 불구, 운송장비·서비스 수출 호조로 1.0% 늘어 2분기 역성장(-3.1%) 추세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원유, 기계·장비 중심의 수입 증가율(5.8%)이 수출보다 약 6배 컸다.

3분기 성장률에 대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의 기여도는 각 0.9%포인트(p), 0.4%포인트로 분석됐다. 그만큼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3분기 성장률을 높였다는 뜻이다. 반대로 순수출은 성장률을 1.8%포인트 끌어내렸다. 최근 무역수지 적자 상황이 결국 경제 성장에도 타격을 줬다는 얘기다.

업종별로는 농림어업, 건설업, 서비스업이 각 5.5%, 1.8%, 0.7% 늘었다. 특히 서비스업 가운데 문화·기타(3.3%), 금융·보험(2.3%), 도소매·숙박음식(2.2%) 등에서 성장률이 높았다. 그러나 제조업의 경우 컴퓨터, 전자·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이 줄어든 영향으로 1.0% 감소했다.

3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1.3% 감소했다. 실질GDP가 0.3% 늘었지만, 전반적으로 원유 등 수입 가격이 수출 가격보다 높아져 교역조건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앞서 9월 한은은 3분기와 4분기에 0.1∼0.2%(전분기대비)씩 성장하면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2.6%)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에 따라 일단 3분기 성장률 속보치(0.3%)만 보면 2.6% 달성 가능성은 커졌다. 문제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꺾이지 않고 소비자·기업 심리가 악화하는 등 경기 침체 신호는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이 5%를 웃도는 물가상승률이 계속될 경우 금리 인상을 지속하겠다고 밝혔지만 물가 안정 기대감은 적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이달 4.3%로 나타나 9월보다 0.1%포인트 오르면서 3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달 한은이 지난 7월에 이어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소비자들은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 원유 감산 합의에 따른 유가 상승 우려, 환율 상승 등으로 인해 당분간 고물가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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