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시장 냉각·고금리 영향
9월, 가입자 수 4만명 증발

image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 아파트단지. ⓒ천지일보 2022.10.19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청약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내 집 마련’의 보루로 여겨지던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급감하고 있다. 시중은행 예·적금이 연 5~6%대의 금리를 제공하면서 최대금리 연 1.8%의 청약통장의 매력이 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기준금리 인상과 연동해 청약통장 금리를 상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2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청약통장 가입자는 총 2851만 8236명으로 전월 대비 4만 741명(0.14%) 감소했다. 

6월 말 2703만 1911명을 기록했던 청약통장 가입자는 지난 7월 전월 대비 1만 8108명(-0.06%)이 줄어든 뒤 3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감소폭도 8월 2만 2194명(-0.08%)에 이어 지난달 4만명을 넘어서며 석 달 연속 늘어나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5대 광역시(부산·대구·대전·광주·울산)의 가입자 수가 지난 6월 가장 먼저 줄기 시작했다. 인천·경기 지역 가입자 수도 지난 7월부터 줄어들고, 기타 지역 가입자 수도 지난달 감소세로 돌아섰다.

청약통장 가입자가 계속해서 감소하는 것은 기준금리 인상과 분양가 상승 등으로 청약시장의 인기가 시들해진 데 영향을 받았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은행의 예·적금 이자율은 최대 연 5~6%까지 치솟은 반면, 청약통장은 최대 1.8% 수준에 그쳤다. 

청약저축 이자율은 국토교통부 고시인 ‘주택청약종합저축을 해지하는 경우의 이자율 고시’에 따라 정해진다. 현재는 가입일 1개월 이내 0%, 1개월 초과~1년 미만 연 1.0%, 1년 이상~2년 미만 연 1.5%, 2년 이상 연 1.8%로 규정돼 있다.

반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0%로 올려잡으면서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은 일제히 0.3~1.0%p 상향조정했다. 은행권에서 받을 수 있는 정기예금 금리가 연 5%에서 최대 6%까지 치솟으면서 청약통장 이자와 3%p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최근 분양시장이 청약 미달과 미계약, 미분양이 늘어나는 등 침체에 빠진 데다 가점제 확대로 가점이 낮은 사람은 당첨 가능성이 희박해진 것도 청약통장 이탈에 불을 붙이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 연 1.8%에 불과한 청약통장의 이자율을 더 끌어올리기 위한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주택청약종합저축의 이자율을 한은 기준금리와 시중은행 평균 예금금리를 고려해 산정해야 한다는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입주자저축을 해지하는 경우 이자율에 관한 근거를 명확히 규정, 한국은행 기준금리 등을 고려해 이자율을 산정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정부 역시 청약통장 이자율 조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2016년부터 1.8%인 주택청약통장 이자율을 올려야 한다’는 지적에 “금리 차이가 너무 커서 조정할 계획이다. 협의는 이미 진행 중이고 조만간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키워드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