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시진핑 주석(앞줄 왼쪽)과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새 위원 리창, 왕후닝, 자오러지, 차이치, 딩쉐샹, 리시 등이 23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도착하고 있다. 이들 7인방이 중국 공산당의 최고 권력층이며 최정점에 시 주석이 있다. (출처: AP=뉴시스)

동용승의 글로벌 경제안보 분석

시진핑중국 리스크

세계적 이데올로기 재충돌

3연임 장기집권 포문 열어

후계양성중국 위기 될 것

시진핑 중국몽실체 언급

특색의 사회주의강조

중국몽 마지막 단계관측

단결분투 내부 결집 유도

[핵심요약]

1인 권력 집중시대

현재까지 분명하게 드러나는 점은 시진핑의 3연임은 확정됐으며 마오쩌둥, 덩샤오핑 이후 1인에 권력이 집중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의 부정적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해 다시 봉쇄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으며, 중국은 이에 적극 대응하려 한다는 점 또한 명확해지고 있다.

시진핑의 중국몽

시진핑의 사상을 대표하는 슬로건으로 중국몽일대일로가 있다. 이번 중국 공산당 대회에서 중국몽의 실체가 드러났다. 시진핑의 연설문 제목이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위해 단결, 분투하자였다. 시진핑은 완성된 사회주의를 앞세워 세계의 중심이었던 과거의 영화를 되찾는다는 중국몽을 실현하겠다고 나섰다. 분투는 전투의 (중국몽 실현의) 마지막 단계이므로 힘을 내서 목표를 달성하자는 것이며, 이를 위해 시진핑을 따르라는 말이다.

image
동용승 ㈔굿파머스 사무총장

위기(risk)는 예상하지 못하는 사이 다가선다. 위기를 인지하는 순간 위기는 더 이상 위기가 아니다. 대응 방안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놓고 전 세계는 우려하고 있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양적이나 질적으로 몸집이 거대해진 중국이 어떤 방향으로 세계에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 현재까지 분명하게 드러나는 점은 시진핑의 3연임은 확정됐으며 마오쩌둥, 덩샤오핑 이후 1인에 권력이 집중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의 부정적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해 다시 봉쇄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으며, 중국은 이에 적극 대응하려 한다는 점 또한 명확해지고 있다. 이 두 가지가 과연 세계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며, 한반도에는 어떤 불안 요인으로 다가설 것인가?

시진핑이 구상하는 중국은 어떤 모습인가? 시진핑의 사상을 대표하는 슬로건으로 중국몽일대일로가 있다. 이번 중국 공산당 대회에서 중국몽의 실체가 드러났다.

시진핑의 연설문 제목이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위해 단결, 분투하자였다. 시진핑은 2001년 칭화대학 인문사회과학원에서 중국 공산당의 1980~1990년대 중국 농촌개혁 분야의 성과를 연구한 <중국 농촌의 시장화 연구>라는 논문으로 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는 시진핑은 이전의 중국 지도자들과는 달리 사상가(이데올로그)임을 의미한다. 시진핑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체로 뼛속까지 사회주의자라고 한다.

이 사상은 덩샤오핑의 사상, 나아가 마르크스의 사회주의 이론에서 출발한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가 극도로 발전하여 물적 토대가 완성된 이후 자본가 계층의 착취에 대해 노동자 계층이 혁명을 통해 사회주의를 완성하게 된다고 했다. 그런데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라고 했던 러시아는 물적 토대가 마련되지 못한 상태에서 사회주의 혁명을 실행함에 따라 결국 경제적 문제로 인해 지속되지 못했다. 덩샤오핑은 물적 토대를 만들어 내기 위해 개혁개방을 추진했다. 궁극적으로 개혁개방을 통해 소강사회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대동사회로 나가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한 바 있다. 이 기간은 100년 이상 지속될 것이며, 도광양회를 해야 한다고 했다. 100년의 준비과정을 거쳐 대국굴기를 하여 대동사회를 이루어야 한다고 했다. 바로 이게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이며, 시진핑은 이를 실현시키려고 한다. 15개 장으로 이루어진 연설문 가운데 2장의 주제는 마르크스 주의의 중국화.

덩샤오핑이 말한 100년의 시간은 비록 상징적이지만 물리적으로 2078년까지다. 시진핑은 앞당기려 한다. 2035년을 중간단계로 하고, 2050년까지 완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외국자본을 블랙홀과 같이 빨아들여 예상보다 앞당겨 소강사회를 이루었다고 판단한다. 소강사회는 중국을 의미하며 대동사회는 중국 영향력의 확장, 즉 완성된 사회주의의 확장을 의미한다. 그 방법론이 일대일로다. 과거 역사적으로 중국은 중화사상을 앞세워 유라시아 대륙으로 영향력을 확장했으며, 전세계 GDP1/3을 차지하는 대국을 만들었다. 시진핑은 완성된 사회주의를 앞세워 세계의 중심이었던 과거의 영화를 되찾는다는 중국몽을 실현하겠다고 나섰다.

 

그런데 단결과 분투를 강조했다. 단결은 아직 중국 내부적으로 단결이 미흡함을 반증한다. 비록 팬데믹 종료를 선언하진 않았지만, 세계 각국은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 세계를 연결하는 항공편은 정상화되고 있으며, 3년 동안 발이 묶여 있던 여행객들은 공항으로 몰리고 있다. 중국만이 아직도 문을 닫아걸고 있다. 외부 뿐아니라 내부에서도 이동이 통제되고 광범위한 도시 지역을 봉쇄한다. 제로 코로나를 고집한다. SNS상에 공산당 정책에 반하는 내용을 언급하면 어김없이 차단하는 것은 물론 인신구속까지 서슴지 않는다고 한다. 단결이 이루어질 때까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지속할 것임을 밝힌다. 최근에는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사회적 이동은 제한되고 있다. 내부적으로 시진핑 중심의 전체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코로나를 이용한 강압정치는 당분간 지속될 듯하다.

분투는 전투의 마지막 단계이므로 힘을 내서 목표를 달성하자는 것이며, 이를 위해 시진핑을 따르라는 말이다. 내부적 메시지이기도 하지만 결국 대외적 메시지다.

미국은 1972년 핑퐁외교를 통해 중국을 자본주의 세계로 들어오는 문을 열었다. -소 대결이 한창이던 시절에 중국과 소련의 분열을 이용해 중국을 소련 확장의 억제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함이었다. 이후 중국은 물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자본주의 진영의 경제를 활용하기 위한 개혁개방을 추진할 수 있었다. 자본주의 시장이 없었다면 중국의 개혁개방을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탈 냉전 이후에도 미국은 중국의 WTO 가입을 적극 지원했다.

이를 기반으로 중국은 세계 공급망의 중심에 서게 됐고, 세계 2위의 경제강국으로 발돋움했다. 그런데 역사를 중시하는 중국은 마음속 깊이 대동사회를 꿈꾸고 있었으며, 시진핑 시대에 들어서며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사실 아직도 중국은 미국과 맞설 생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런데 미국이 견제의 강도를 높이면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국의 입장이다.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야기된 미국의 금융위기 당시 미국의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던 중국에 미국 국채 매각을 자제해 달라고 미국이 요청했지만 중국은 단호히 거절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중동지역으로부터 원유를 수입해 들여오는 루트의 안정성을 보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압박을 가했다고 한다. 그 자리에 시진핑은 부주석으로 배석하고 있었다. 실질적 위기를 인지한 중국은 중동산 원유를 안정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파키스탄 다카르항을 비롯해 몇 개 루트에서 파이프 라인으로 육상 이동시키는 작업을 본격화했다. 그리고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을 적극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중국의 탈미국이 시작된 것이고 미국은 자신들이 추진한 중국의 자본주의화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음을 감지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정부 당시 미국은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 정책을 채택했다. 단순히 아시아 중시 정책이 아니라 정책의 축을 아시아로 바꾼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미국의 견제에 대해 시진핑은 맞대응의 깃발을 치켜 세웠으며, 중국인들에게 분투하는 데 동참하라는 민족주의와 애국심에 호소하는 것이다.

 

시진핑의 3연임은 동아시아 지역은 물론 세계적으로 이데올로기의 재충돌을 의미한다. 중국 자체의 위기 요인은 3연임 이후라고 할 것이다. 시진핑 1인 체제를 지속하기 위해 후계그룹의 양성 또한 지연될 수밖에 없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 사회에 확산된 자유주의 사상을 억누르는데 강제력을 동원해 성공할 수도 있겠지만, 시진핑 이후에도 시진핑과 같은 강력한 지도자를 배출하지 못할 경우 중국 정치의 불안정성은 가속될 수밖에 없다.

경제적 확장, 즉 물적 토대의 완성이 마련되기 이전에 중국경제의 성장이 꺾일 경우 불안정성은 가중된다. 일대일로를 통해 중국경제의 영향력을 유라시아로 확장하려고 하지만, 유럽을 비롯한 일대일로 상에 있는 국가들의 반발은 벌써부터 만만치 않다. 중국 충칭에서 라오스로 이어지는 고속철은 중국에 의해 만들어졌고, 중국은 태국까지 연결하고 하지만, 태국의 거부로 라오스까지만 이어져 있다. 동아시아 지역 역시 중국의 강력한 확장을 견제하고 있다. -중의 충돌로 인한 리스크는 현실로 다가왔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분주하지만, 중국 자체의 불안정성에 대한 위기요인에 대해서도 중장기적으로 대비해야 할 것이다.

[용어 설명]

중국몽

중국몽은 중국의 위대한 부흥을 꿈꾼다는 뜻으로, 중국이 2012년 이후에 내세우고 있는 국가 통치 이념을 이르는 말이다. 시진핑 주석이 201218차 당 대회에서 총서기에 오르며 내세운 이념이다. 중국몽은 중국이 G21이 아닌 전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 되는 것을 희망한다. 즉 중국 주도하에 세계의 평화질서가 유지되는 팍스 시니카(Pax Sinica)’ 실현을 추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대일로

일대일로는 육·해상 신실크로드 경제권을 형성하고자하는 중국의 국가전략이다. ‘일대(一帶)’는 여러지역들이 통합된 하나의 지대(one belt)’를 가리킨다. 구체적으로는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뜻한다. ‘일로(一路)’하나의 길’(one road)을 가리킨다. 동남아아시아-서남아아시아-유럽-아프리카로 이어지는 ‘21세기 해양 실크로드를 뜻한다.

#중국몽 #시진핑 3연임 #일대일로 #마오쩌둥 #덩샤오핑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키워드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