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美상의, 제34차 한미재계회의 총회 개최
IPEF·칩4 등 공급망 협력 논의… 통화스와프 체결 필요성도
“미 IRA로 인한 한국산 제품 차별… 한미FTA 정신에 어긋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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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앞줄 왼쪽 다섯 번째부터), 박진 외교부 장관, 옥타비오 시모에스 한미재계회의 미국 측 위원장(텔루리안 회장)을 비롯한 내빈들이 20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34차 한미재계회의 총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전국경제인연합회) ⓒ천지일보 2022.10.20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한미 경제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3년 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특히 최근 시행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으로 인한 한국산 제품 차별 규제 개선과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등 양국 간 경제안보 협력 강화를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20일 미국상공회의소(US Chamber of Comerce)와 공동으로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제34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합동회의는 ‘글로벌 경제안보 시대로의 전환, 한미 경제협력 기회와 과제’를 주제로 열렸다. 회의에서는 ▲한미 동맹과 경제안보 ▲기후위기와 에너지 협력 ▲동북아 금융안정과 한미협력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인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양국 정부의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안정적 관리 협력과 바이든 정부의 IRA 등 수출 규제 정책 개선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허 회장은 “한미 경제계는 반도체, 첨단기계, 자동차 등 고부가가치 산업의 공급망 안에서 긴밀히 연결돼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칩4(Chip4) 동맹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현재의 공급망 혼란을 신속히 잠재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IRA 시행으로 한국산 제품의 미국 내 판매량이 벌써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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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한국측 위원장)이 20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34차 한미재계회의 총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박진 외교부 장관, 허창수 전경련 회장, 옥타비오 시모에스 한미재계회의 미국측 위원장. (출처: 전국경제인연합회) ⓒ천지일보 2022.10.20

미국 측 참석자들도 “미국 IRA로 인한 한국산 제품의 차별이 한미 동맹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정신에 맞지 않는다”며 개선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전경련이 전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회복탄력성을 위해 IPEF 등 논의에서 한미동맹이 중추적 역할을 해야하며 경제안보 협력 분야를 넓혀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반도체 등 핵심산업 공급망 협력, 녹색전환, 디지털 경제 전환과 관련한 양국 정부 인사의 논의가 있었다.

양향자 국회 반도체 특위 위원장은 1세션 한미동맹과 경제안보 주제발표에 나서 반도체 동맹을 통한 한미 글로벌 밸류체인 강화 방안을 소개했다. 안세창 환경부 기후변화정책관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혁신기술을 활용한 에너지 전환을, 류제명 디지털플랫폼정부추진단 단장은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을 집약한 공공서비스 혁신 프로젝트 등을 소개했다.

양국 참석자들도 한미 경제동맹과 한미 FTA의 원칙 등에 부합하지 않는 무역 제한조치와 기업 규제 개선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또 공동선언문을 통해 양국 경제인들은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와 더불어 IRA, 한국의 중대재해처벌법 등의 개선 필요성을 명시했다. 특히 한국산 전기자동차 보조금 지급 제외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비차별적인 해결책을 모색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서장석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본부장은 “IRA의 효과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올해 9월 기준 우리 전기차 브랜드의 주력모델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0% 이상 감소하는 등 향후 미국 내 한국산 전기차 판매 둔화 심화가 우려된다”며 “법안 개정을 위해 대미 아웃리치 활동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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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타비오 시모에스 텔루리안 회장(미국 측 위원장)이 20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34차 한미재계회의 총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박진 외교부 장관, 허창수 전경련 회장, 옥타비오 시모에스 한미재계회의 미국 측 위원장, 필립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찰스 프리먼 미상의 아시아담당 부회장 (제공: 전국경제인연합회) ⓒ천지일보 2022.10.20

양국 참석자들은 한국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5월 한미 정상 간 공동성명에 포함한 ‘외환시장 관련 협의’ 후속 조치로 한미 통화스와프를 상설 체결하거나 이에 버금가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아시아 내 한국경제의 위상에 따라 우리의 혼란은 동아시아, 동남아로까지 퍼질 수밖에 없다”며 “한국경제와 금융시장의 불안정은 미국의 동북아 안보 관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부총재보를 지낸 강태수 카이스트 경영대학 초빙교수도 “군사·경제·기술동맹에 더해 앞으로의 한미 동맹은 한미 통화스와프 등 금융동맹으로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합동회의에 대해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이번 회의는 약 6년 만에 우리 장관급 인사와 관련 부처 인사가 다수 참석해 정부와 한미 양국 재계의 논의가 다시 활발해지는 전환점이 된 회의였다”면서 “앞으로도 전경련은 미국상공회의소와 함께 양국 민간 부문, 정부의 소통 창구인 한미재계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양향자 국회 반도체 특위 위원장,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옥타비오 시모에스 한미재계회의 미국 측 위원장(텔루리안 회장), 짐 폴테섹 3M 한국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와 함께 조태용 주미한국대사, 아룬 벤카타라만 상무부 글로벌시장 차관보, 스테파니 에프너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기후·에너지 담당 선임국장, 롭 태너 USTR 디지털교역 수석협상가 등 미국 정부 인사와는 화상으로 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 경제계는 미국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를 유치할 수 있도록 지지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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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전경련 회장(한국측 위원장)이 20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34차 한미재계회의 총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진 외교부 장관, 허창수 전경련 회장, 옥타비오 시모에스 한미재계회의 미국측 위원장, 필립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제공: 전국경제인연합회) ⓒ천지일보 202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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