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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0일(현시간) 러시아 로스코스모스 우주국 프레스 서비스가 공개한 이 유인물 사진에서 사르마트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러시아 북서부 플레세츠크에서 발사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AP)

 

, 선제공격 아니지만 대응수준에 대한 다양한 해석 가능

핵 선제 사용금지비동의핵무기 관련 무력 확장 방침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버튼을 누를 것인가가 최근 초유의 관심사이다. 미국 등 서방 매체들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이후 핵무기 사용 위험성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일제히 보도를 쏟아냈다. 이와 함께 핵무기로 인한 피해, 안전지대 등 다양한 각도에서 핵무기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가 쏟아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수세에 몰리게 되면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러시아 지도부가 핵버튼을 누를 수 있다는 추정이 핵시위 공포로 확산한 모양새다.

언론에서 핵 위험성에 대한 경고 보도가 계속되자 러시아 외무부 세르게이 랴브코프 외무차관은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으로 그 누구도 위협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설명해야 한다면서 러시아 매체 스푸트니크와 지난 11(현지시간) 인터뷰를 진행했다. 핵무기 사용을 하는 데 있어 감정적인 결정이 아닌 러시아 핵 독트린(핵 보유국이 핵무기와 관련해 정책상 공식적으로 표명한 원칙)에 따른 원칙이 적용된다는 설명이었다. 이 매체는 세계가 핵 종말로 향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가 있다다는 제목의 12일 보도에서 서방 매체발 보도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러시아의 핵 독트린이다. 러시아는 지난 20206러시아연방 핵억제 국가정책의 기본문서를 발간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은 4가지 조건 곧 러시아 또는 그 방위조약국의 영토를 공격하는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수신한 경우 러시아 또는 그 방위조약국의 영토가 핵무기 및 기타 유형의 대량살상무기로 공격 받은 경우 미작동시 핵무력 대응이 시행되지 않을 수가 있는 결정적으로 중요한 국가 또는 군사시설에 대한 적의 가해가 있을 경우 재래식 무기를 활용한 러시아 침략으로 국가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경우에 핵무기를 사용한다고 규정한다. 이 정책은 전술핵과 전략핵을 구분하지 않고 모든 핵무기에 적용된다. 요컨데 러시아가 핵무기로 선제공격을 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인 셈인데, 각 조항에 대한 적용은 해석이 분분할 것으로 보인다.

핵 선제사용 금지동의 안 하는 미국

러시아는 오히려 미국이 핵무기의 선제공격이 가능한 핵 독트린을 갖고 있다고 반박한다.

미국은 트럼프 정부였던 2018년 핵 태세 검토보고서(NPR)를 발간했다. NPR은 핵무기에 대한 정책을 설명하고 국가에 대한 핵 위협 목록을 설명하는 문서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핵무기 선제 사용 금지(NFU, No First Use)’을 공식 표명하지 않았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에도 2010년도 NPRNFU 방침을 검토했다가 우방국 및 동맹국들의 우려와 국내적 신중론에 의해 철회된 적이 있다. 이 문서의 54페이지에는 소형 핵폭탄에 대한 언급과 핵무기 관련 무력 확장에 관한 내용이 언급됐다. 또 핵무기를 투하하기 위한 이중 능력 항공기(DCA) 업그레이드를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NATO)와 협력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 문서에서는 이처럼 미국이 핵무기 확장을 해야 하는 이유가 되는 위협 국가로 러시아, 중국, 북한, 이란이 언급됐다.

지난 3월 바이든 행정부도 최신 핵 독트린을 제출했지만 대부분 비밀에 부쳐졌다. 하지만 미국이 NFU를 선언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인도 NFU 유지영국프랑스‧파키스탄‧북한 사용 가능성

다른 핵보유국의 핵 독트린은 어떠할까.

스푸트니크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와 미국 외에도 중국, 프랑스, 영국, 인도, 파키스탄, 북한, 이스라엘(추정)이 핵무기 보유국이다. 중국과 인도는 NFU을 유지한다.

파키스탄은 수십 년 동안 민간 및 군사 지도자들이 공격을 받으면 무기고에 있는 어떤 무기든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한다고 반복적으로 언급하면서 유사한 정책 채택을 거부해왔다.

프랑스의 정책은 모호하다. 공식 원칙은 핵무기가 적의 재래식, 화학, 생물학 또는 심지어 사이버 공격에 직면하는 것을 포함해 국가의 중요한 이익을 보호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명시됐다.

영국에서는 지난 20년간 국방장관들이 핵무기를 첫 타격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혀왔다.

북한은 지난달 핵무기를 주권, 영토 보전과 기본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강력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공식적으로 핵무기 보유국을 선언했다.

핵무기 보유국으로 추정되는 이스라엘은 삼손 옵션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재래식 방어가 실패해 나라가 파괴될 위기에 처할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1973년 욤키푸르 전쟁 때 이 옵션을 고려했고, 1980년대 점령된 골란고원에 핵 지뢰를 설치한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세계의 주요 핵보유국들은 우크라이나와 대만 등 어떤 전략전술적인 변화가 발생해도 최소한 아마겟돈을 첫 번째 수단으로 고려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미국, 중국, 프랑스, 영국은 지난 1월 공동성명에서 무허가 또는 의도하지 않은 핵무기 사용을 막기 위한 국가적 조치를 유지하고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성명에서 각국은 우리는 핵전쟁은 승리할 수 없으며 결코 싸워서는 안 된다고 단언한다면서 핵 사용은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또한 핵무기가 계속 존재하는 한, 방어 목적을 수행하고 침략을 억제하고 전쟁을 막아야 한다고 약속했다고 명시했다.

 #핵무기 #핵독트린 #핵 태세 검토보고서(NPR) #핵무기 선제 사용 금지(NFU, No First Use) #러시아연방 핵억지 국가정책의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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