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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카페 등 식품접객업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이 다시 금지된 1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직원이 일회용 종이컵을 채우고 있다. 이번 조치에 따라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나 수저, 포크, 접시, 이쑤시개 사용이 금지된다. 다만 환경부는 사용 제한에 대해 과태료 부과 등 단속 대신 지도와 안내 중심의 계도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천지일보 2022. 4. 1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친환경’이 각광받는 요즘이다. 이에 많은 기업이 친환경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가짜 친환경’도 많다는 사실이 적발되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기업들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친환경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소비자들에게는 소비의 조건 중 빠질 수 없는 ‘대세’로 자리 잡았다. 친환경이 아니면 도태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주 소비층인 MZ세대에게는 단순 물건 구매에 그치지 않고 광고나 브랜드 이미지와 상관없이 본인의 가치 판단을 토대로 제품을 구매하는 ‘가치소비’, 구매를 통해 자신의 신념을 표출하는 ‘미닝아웃 소비’가 너무나 익숙하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는 추세다.

너도나도 친환경 경영에 뛰어든다. 그러나 너무 빠르게 확산한 탓일까. 가짜 친환경도 많이 나타났다. 끊임없이 제기되는 ‘그린워싱’ 논란이 대표적이다. 그린워싱이란 ‘위장환경주의’를 의미한다. 실제로는 환경적이지 않지만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친환경’을 표방하는 일부 기업 및 제품이 실제로는 ‘환경을 파괴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가장 논란의 중심이 됐던 곳은 스타벅스다. 앞서 스타벅스는 지난 2019년부터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고자 ‘종이빨대’를 도입했다. 독보적인 브랜드 파워를 가진 스타벅스가 먼저 나서서 정책을 도입하고 시도한 것은 칭찬할 만한 일이다. 이 같은 노력에 사용자들도 친환경 제품이라고 인식하면서 이해하고 사용해 왔다.

하지만 물에 젖은 종이빨대는 사실상 재활용이 어려워 일반 쓰레기로 소각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 아니라는 비판이 나왔다. 올해 5월에는 종이빨대에서 휘발유 냄새 등이 난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해당 물량이 전수 회수되기도 했다.

스타벅스의 그린워싱 논란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일회용품을 줄이자는 취지로 텀블러 사용을 권하면서 시즌마다 출시하는 텀블러, 한정판 굿즈 등이 단순 마케팅의 일환으로 대량 제작·생산된다는 점도 꾸준히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해외 사례도 있다. 최근 환경단체는 코카콜라의 ‘그린워싱’ 시도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글로벌 환경운동연합인 ‘플라스틱해방운동(Break Free From Plastic)’은 4년간 조사한 주요 브랜드 환경오염 실태 감사에서 작년 코카콜라가 세계 최대의 플라스틱 오염 유발 기업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달 초 환경단체 그린피스 USA의 해양 캠페인 책임자 존 호시바는 “코카콜라가 1년에 1200억개의 일회용 플라스틱병을 만들어 기후 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친환경적인 것처럼 소비자들을 속인 ‘그린워싱’ 제품들이 올해만 1300건이 넘을 정도로 다수 적발되기도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영진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부당 환경성 표시·광고로 올해 적발된 건수는 1383건이다. 이는 작년(272건) 적발 건수의 5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무독성 친환경 소재 물놀이 세트’ ‘100% 자연분해 음식물 쓰레기봉투’ 등의 문구가 적히거나 법적 기준을 지킨 것으로 친환경이라고 광고된 사례도 있었다. 심지어 건강·환경에 더욱 예민한 아이들 제품에서도 ‘무독성’ ‘환경호르몬 0%’ ‘100% 자연분해’ ‘유해물질 불검출’ 등의 표현이 근거 없이 담긴 광고가 다수 확인됐다.

말로는 친환경이라면서 그 안에 진정성 없는 ‘거짓 친환경 마케팅’은 이제 바뀌어야 할 때다. 기업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고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그린워싱’ 행위를 근절해야 한다. 트렌드를 만들고 이끌어가는 힘을 가진 소비자들도 책임감 있는 소비를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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