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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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는 기술경쟁력이 국가의 경제는 물론 안보를 좌우하는 ‘기술 패권(Pax Technica)’ 시대로 이행하고 있다. 디지털기술의 확산으로 기존과 다른 새로운 고객, 새로운 프로세스, 새로운 경쟁의 변화(Change)가 일어나고 있다. 이에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X) 열풍이 전 세계에 휘몰아치고 있다.

DX는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로봇, 가상현실(VR) 등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을 이루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근본적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기업도 경영 전략, 조직, 프로세스, 문화,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가치사슬, 비즈니스모델을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탈바꿈(Transformation) 시켜 디지털화 된 기업으로 재탄생(Creation)하는 것이 DX이다.

미국은 DX 혁신의 ‘원톱’이다. 구글과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전 세계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고의 빅데이터, AI 기술로 첨단 제조, 유통, 금융 분야의 혁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독일은 ‘게임체인저’를 표방하며 가장 먼저 미국에 도전장을 낸 나라다. ‘독일형 DX 모델’은 민간이 혁신을 주도하고 정부는 뒷받침하는 형태다. 2011년 발표한 인더스트리 4.0 정책은 품질·비용·납기(QCD) 등 기업의 효율성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다. 단순 자동화를 넘어 ‘연결’과 ‘데이터 기술’에 기반한 DX로 제조 혁신을 이루는 것이다. 보쉬, SAP, 벤츠, 폭스바겐 등 독일 대기업은 정부와 협력해 사이버 물리시스템, IoT, AI 기술을 융합해 개인 맞춤형 생산이라는 제조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프랑스는 정부가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인두스트리 뒤 푸트르(Industrie du Futur, 미래의 산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차원에선 구글 애플 테슬라 등 미국의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데이터 주권’을 지키기 위해 범유럽 차원의 데이터 생태계 구축 프로젝트인 가이아X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2045년까지 세계 최고 제조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중국제조 2025’를 추진하고 있다. 제1단계(2015~2025년) 목표는 미국 독일 한국 등과 같은 제조 강국 대열에 진입하고 제2단계(2025~2035년)와 제3단계(2036~2045년)를 걸쳐 세계 제조 최강국이 되겠다는 목표다. 중국은 4차 산업혁명에서 이미 한국을 능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일본(이노베이션 25 프로그램), 캐나다(인더스트리 2030), 사우디아라비아(비전2030), 인도(메이크 인 인디아) 등도 앞다퉈 산업의 DX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9월 28일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을 발표했다. 핵심 분야는 인공지능(AI)과 AI 반도체, 5세대(5G)와 6G 등 이동통신, 양자, 메타버스, 사이버 보안이다. 목표는 세계 3위의 디지털 혁신 강국,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고, OECD 디지털인프라와 디지털정부지수에서 세계 최고(1위) 수준을 유지하고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의 글로벌혁신지수도 작년 5위에서 2027년 1위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다시 도약하고 함께 잘 사는 디지털 경제·사회 구현’을 목표로 5개 전략과 19개 세부과제를 본격 추진한다.

이처럼 글로벌 주요국이 ‘DX 혁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은 DX를 통한 혁신이 기업의 생존과 국가사회 발전에 필수요소이기 때문이다. DX혁신에 뒤처지면 낙오자가 될 수 있다. 미국과 중국, 유럽과 러시아 등의 사이엔 이미 3차 세계대전에 버금가는 공급망 패권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공급망 변화와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힘도 DX에서 나온다고 한다. 우리도 기술혁신에 기반한 산업 대전환에 만전을 다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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