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의 한 주택에서 가스 중독 추정 사고로 일가족 5명이 숨졌다. 할머니 생신을 맞아 고향집에 내려간 가족들이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가 심정지 상태인 801, 501, 402, 301명을 발견했다. 화장실 문 앞에 있던 50대 여성 한 명만 의식이 없는 상태로 구조돼 치료 중이다. 소방서 관계자에 따르면 사고 원인은 연통 이탈이다. 관계자는 보일러하고 연통 사이가 잘 결착돼 있지 않고 헐거워진 상태여서 그쪽으로 불완전 연소가 되면서 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2018년도 강릉펜션 참사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 입시를 마친 10대 청소년 3명 사망을 포함해 10명의 사상자를 낸 참사 원인은 가스 중독이었다. 현장조사결과 2층에 설치된 가스보일러 연통 이탈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연통 이탈로 허용치보다 8~10배 높은 농도의 일산화탄소가 실내에 체류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당시 국민적 관심이 큰 사고에 대통령과 정부가 나서 대대적인 안전점검과 재발 방지책을 제시했다. 강릉펜션 참사 이후 정부는 숙박시설에 가스 누출 경보기 장착을 의무화하는 등의 대책을 내놨다. 가스 누출 경보기는 가스 누설이 감지되면 바로 경보가 작동되고 가스보일러의 운전이 중지되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이미 유럽 등에서는 보편화 돼 있다.

강릉펜션 참사나 이번 무주 일가족 참사의 경우처럼 가스 중독 사고원인으로 연통 이탈이 자주 발견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스보일러 연통 연결 불량 등은 보일러 기능과 무관하게 가스 중독 사고의 주원인이 되는 만큼 설치 단계에 무자격자가 관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제도적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강릉펜션 참사 이후 숙박시설에 제도적 보완 장치가 마련된 것과 달리 가정집의 경우 사용자 대상으로 보일러 가동 시 연통 기밀여부 점검 및 환기를 계도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번 무주 일가족 참사를 계기로 숙박 시설뿐 아니라 가정집 가스 누출 사고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 특히 노령 인구가 많은 농촌 가정의 보일러 시설을 검토해 가스 누출 경보기를 부착하는 등의 적극적 대책으로 유사 참변이 더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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