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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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송인 박수홍의 가족사가 연일 주목되고 있다. 오래전 한 방송에서 친형의 검소함에 존경을 표했던 박수홍. 하지만 자신의 ‘돈 실체’를 본적은 없다고 주장했던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당시 한 변호사는 ‘동치미’에서 박수홍에게 “노예계약이라는 게 있다. 소송이 필요하면 연락하라”며 8년 후 현재의 사태를 예언하기도 했다. 엄앵란도 “경제적으로 반드시 독립해야 한다. 나중에 (재산을) 나눌 때 서로 의가 상할 만큼 싸움이 나기도 한다”며 박수홍에게 금전 문제에 대해 깊은 조언을 했다.

박수홍뿐 아니라 여러 유명 연예인들이 성인이 된 후에도 자신이 벌어들인 수익을 관리하지 않으면서 가족 간 돈으로 인한 불화 케이스가 발생하기도 했다. 트로트 가수 장윤정도 과거에 모친과 남동생으로 인한 금전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장윤정은 2013년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내가 지금까지 번 돈은 어머니가 모두 날렸다. 어느 날 은행에서 연락이 와 찾아가보니 은행 계좌 잔고에 마이너스 10억원이 찍혀 있었다. 이 때문에 아버지는 뇌졸중으로 쓰러졌다”고 전했다. 2014년 11월 장윤정은 자신에게 빌려간 3억 2000만원을 갚으라며 남동생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여전히 소수의 연예인들은 성인이 된 후에도 큰돈을 벌면 부모나 형제에게 맡기기 마련이다. 연예인으로 성공한 자녀나 혹은 형제를 활용해 빚을 갚게 하거나 관리를 하겠다며 가족이라는 단어를 앞세우며 안심시키는 경우도 있다.

박수홍 측의 법률대리인에 따르면 박수홍의 형수는 자신의 명의, 남편과의 공동명의로 된 수 채의 상가와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었다. 확인된 것만 법인 소유 8채와 개인 및 공동 명의 8채였다. 박수홍의 친형은 지난 10년 동안 116억원에 달하는 박수홍의 출연료 등을 횡령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번 박수홍 가족 사태는 타 연예인들에게 큰 경종을 울리고 있다.

결국 돈 앞에서는 흔들린다. 가장 가깝고 소중한 존재인 가족과 법적 다툼에 휘말리며 위협당하며 폭행까지 당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형을 믿고 모든 걸 맡겼던 박수홍의 잘못도 크다. 20살도 아닌 나이 50세가 넘어서도 자신이 25년 넘게 벌어들인 재산을 체크하지 않고 “가족이니까” “가족이니 믿어야지”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절대적인 믿음을 보인 것이 큰 화근이 돼버린 사건이다.

많은 팬들은 머지않아 박수홍이 정당하게 벌어들인 수익과 재산을 돌려받기를 바라고 있다. 그의 땀과 열정으로 얻게 된 재산이 횡령당하고 빼돌려진 것에 대해서는 팬들도 분노하고 있다. 박수홍이 최근 방송에서 자신을 ‘속병 전문가’라고 표현한 것은 그동안 스스로가 가족으로부터 배신당하고 얼마나 정신적 상처가 깊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박수홍은 그동안 방송에서 계속 웃으며 시청자들을 대했고, 그런 그의 모습에 사람들은 그가 상처받는 것을 알지 못했다.

연예인들은 성인이 됐으면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한다. 스스로가 자신이 벌어들인 수익을 체크하고 관리하는 것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경제적 독립의 출발선에서 중요한 것은 금융 기초 지식을 쌓는 것이다. 돈을 대하는 태도에서 경제 상식까지, 연예인도 금융지식과 경제 상황에 눈을 뜨고 스스로 경제적 자립을 시도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제2의 박수홍 친족 횡령 사건’을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네티즌들도 연예인의 일방적인 사생활 폭로, 팩트 체크도 되지 않은 흠집 내기 행위 등을 멈춰야 한다. 이번 박수홍 친족 사태에 대해 객관적인 판단을 갖고 무엇이 진실인지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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