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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펜션 참사 발생 6일째인 23일 오후 사건 발생 현장인 강릉시 저동 아라레이크펜션에서 일산화탄소 누출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202호 객실 보일러 연통이 보인다.서울 대성고 3학년 남학생 10명이 투숙 중 보일러에서 누출된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3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당했다. (출처: 뉴시스)

체내 유입 시 ‘저산소증’ 발생

사고 발생시 대형사고로 직결

무색·무취 공포… “환기 필수”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전북 무주에서 모친 생일을 맞아 모인 일가족이 보일러에서 누출된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유사 사고가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전북 무주의 한 주택에서 일가족 5명이 숨지고 1명이 병원으로 옮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 일가족은 80대 할머니의 생일을 맞아 시골집에 모였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주택에서 쓰러진 일가족을 발견했다. 당시 주택에는 80대 할머니와 60대 큰 사위, 40대 작은딸과 작은 사위, 30대 손녀, 50대 큰딸 등 6명이 있었다. 구사일생으로 병원으로 옮겨진 큰딸을 제외하고는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 가스 냄새가 가득했고 기름보일러 연통 끝부분에서 그을린 자국이 발견된 정황에 따라 경찰은 기름보일러에서 누출된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이들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끊이지 않는 CO 중독 사고

일산화탄소는 석탄이나 석유 등 연료가 탈 때 발생하는 물질로, 체내에 들어가면 저산소증을 일으킨다. 액화석유가스(LPG)나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가연물이 연소할 때 발생하게 되는데 색도 없고 냄새도 없어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1600ppm(ppm은 100만분의 1)의 일산화탄소 농도 조건으로 2시간여만 노출돼도 사망에 이를 수 있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인체 일산화탄소 허용 농도는 50ppm이다.

10일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발생한 가스보일러 사고로 5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중 54명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사고였다.

일례로 재작년에는 강원 춘천시 북산면 추전리의 한 농막 컨테이너에서 소방관 2명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지고 6명이 부상당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선 지난 2018년 겨울에는 강원 강릉에서 보일러와 배기관 사이에서 새어 나온 가스로 수능시험을 마친 고등학생 3명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지고 7명이 병원에 옮겨지는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부탄가스를 이용한 캠핑용품이 늘면서 이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인천 영종도 캠핑장에서는 가스난로를 켜고 잠을 자던 30대와 40대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주변인의 신고를 받고 경찰과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들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시신 검시 결과 난로를 켜고 잠을 자다가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가정의 보일러뿐 아니라 부탄가스를 사용하는 가스난로는 일산화탄소 중독을 부를 수 있어 다른 난로보다 더욱 위험하다. 사고는 연료를 때는 겨울철에 주로 발생하지만 여름에도 발생하는 등 계절을 가리지 않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가스난로는 야외에서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실내에서 사용할 경우 수시로 환기하고 감지기를 설치해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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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유 보일러의 연통이 폭발한 모습.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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