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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고속열차 이미지. (제공: 코레일) ⓒ천지일보 2022.10.07

[천지일보= 이우혁, 조성민 기자] 국토교통부가 오는 2024년 상반기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 민자·재정구간을 동시에 조기 착공하겠다고 7일 밝히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는 가운데 GTX전반(노선, 운임, 표정속도)과 ‘일반 광역철도’로 변질시킬 우려되는 문제점들을 짚어봤다.

‘GTX’는 Great Train eXpress의 약자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를 의미한다. 서울특별시와 경기도 등 수도권 주요 지점을 연결하는 대심도 광역급행철도 사업이다. 노선은 GTX-A노선(운정~동탄), GTX-B노선(인천대입구~마석), GTX-C노선(덕정~수원·상록수)을 운행 예정이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는 지난 2010년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공약을 내걸었던 김문수가 도지사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경기와 서울 이어 상권 살린다… 대화-수서까지 30분으로

GTX-A노선은 고양시와 강남, 성남, 동탄을 직선으로 연결해 시간을 단축하려는 목적으로 지어진다. 이 지역에 기존 수도권 전철이 있지만 구불구불 돌아가는 노선의 영향으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 전문가들은 대화역에서 수서역까지 3호선을 타면 1시간 30분이 걸리지만 GTX가 놓이면 30분대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한다. 

또 철도교통과 거리가 멀어 이용이 불편했던 킨텍스 바로 옆에 역이 세워지게 돼 킨텍스 주변 상권 활성화도 기대되며 동탄신도시의 출퇴근 문제 해결도 기여할 것으로 평가 받는다.

GTX-B노선은 인천 송도와 남양주(별내, 평내호평, 마석)를 잇고, GTX-C노선은 경기 북부와 경기 남부를 빠르게 연결한다.

이날 국토교통부는 현 정부 핵심 추진과제인 GTX 조기 확충을 위해 행정절차에 소요되는 시간을 대폭 줄이는 등 가능한 범위 내에서 모든 정책역량을 집중해 오는 24년 상반기에 GTX-B노선의 민자·재정구간을 동시에 조기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운영주체가 민간사업자인 민자구간은 인천대입구~용산, 상봉~마석이며 총 길이는 62.8㎞가 된다. 재정구간은 국가가 사업비를 투자하는 구간을 뜻하며 용산~상봉이며 총 길이는 19.9㎞m이다.

GTX-B노선은 사업 초기 사업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지난해 8월 민자·재정 구간을 분리해 사업추진 기반을 마련했고 올해부터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재정구간(용산~상봉)은 지난 8월 경쟁입찰 공고 이후 두 차례 추가 공고에서도 3개 공구 단독응찰로 인한 유찰이 발생했다. 이에 국토부는 국가계약법령 등 절차에 따라 사업 일정, 대심도 터널 공사의 난이도 등을 고려해 국가철도공단과 협의해 전 공구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내년 3월까지 실시설계적격자를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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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에 참여한 그룹들과 사업비. (제공: 국토교통부) ⓒ천지일보 2022.10.07

민자구간(인천대입구~용산,상봉~마석)은 지난 7월 시설사업기본계획(RFP)을 고시했으며 오는 12월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즉시 본격적인 협상에 착수해 내년 중 실시협약 체결을 완료하되, 협상 중에도 실시설계를 병행해 착공 시기를 최대한 단축한다고 설명했다.

이경석 국토교통부 광역급행철도추진단장은 “GTX-B는 수도권을 동서로 관통하며 용산역, 서울역, 청량리역 등 주요 역에서 환승 가능한 핵심 노선”이라며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매우 큰 만큼 사업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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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B노선 지도. (제공: 국토교통부) ⓒ천지일보 2022.10.07

◆현행 지하철 요금比 2∼3배

업계에선 GTX 요금이 현행 지하철 요금보다 2~3배 비싼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GTX-A노선의 운임은 기본요금 2419원(10km 이내)에 5km당 추가 요금 216원을 기준으로 계획하고 있다.

GTX-B노선의 경우 기본요금 2733원에 5km마다 228원 정도 추가운임이 예상되며, GTX-C노선의 경우 기본운임 10km까지는 2719원, 추가거리 운임은 5km당 227원으로 예정돼 있다.

또한 국토부는 수도권 환승 요금제를 고려하고 있고 GTX 간의 환승 추가 요금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연령에 따른 할인 이나 장애인·유공자에 대한 할인은 적용하지 않을 것이며 정기권 할인은 요금체계가 복잡해지므로 검토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정차역 많을수록 속도에는 ‘한계’

표정속도는 목적지까지의 거리를 목적지까지 걸린 시간으로 나눈 속도 개념이다. 이때 소요 시간에 정류장에 정차한 시간도 포함돼 아무리 최고 속도를 자랑하는 지하철이라 할지라도 정차역이 많으면 표정속도는 현저히 느려진다. GTX-A노선의 표정속도는 시속 105㎞ 정도다. 이에 비해 GTX-B노선, GTX-C노선은 각각 시속 94㎞, 91.7㎞로 A노선보다 상대적으로 느리다.

GTX-A노선은 시내 전용구간과 수서평택고속선을 SRT와 공유해 열차 최대속도인 시속 180km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GTX-B노선과 GTX-C노선은 시내 전용구간을 제외하면 각각 도시·간선철도인 경춘선, 경원선, 과천선, 경부선을 공유해 운전하므로 최대속도를 내기 어렵다. 

◆토지보상·역세권 집값 자극 등 문제도

해당 노선 모두 대심도 급행철도로 구상 중이다. 도시 중심의 경제가 발전할수록 새로운 시설을 지을 용지가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지하로 들어가려 해도 이미 상당수 건설된 도심 구간의 지하 시설에 진동 피해를 줄 수밖에 없어 예기치 못한 토지 보상 지출이 들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기존 지하 시설을 모두 피해 가며 건설하면 노선 선형이 악화돼 경제성이 떨어진다. 이런 이유로 최근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도심 구간 지하를 40m 이하까지 깊이 파고 들어가 노선을 짓고 있다. 한국도 대심도로 건설하지만 지하 깊숙이 파고 들어갈수록 지상까지 역사를 짓는 비용이 그만큼 많이 증가한다. 

역사가 많아질수록 노선의 표정속도에 악영향을 끼치고 역을 많이 지을수록 건설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부작용이 생긴다. 전문가들은 최소한의 역 설치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의 성공 열쇠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GTX 역세권 부동산 가격이 요동치면서 주민들의 요구에 역이 늘어나게 되면 표정속도가 감소하는 문제점이 생긴다. 전문가들은 GTX의 본래 목적이 지하철의 느린 표정속도 해결인데 자칫 일반 광역철도 노선 하나만 늘어나는 꼴이 될 수 있다며 주민들의 이기심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심도로 건설하기 때문에 환승이나 출입에 꽤 시간이 오래 걸려 오히려 소요 시간이 늘어난다는 문제도 있다. 따라서 GTX와 연계되는 교통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다면 본 사업의 의도대로 소요 시간을 대폭 단축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부는 GTX 환승센터들은 모두 지하철과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GTX로 갈아탈 수 있는 수평 환승 시스템으로 설계하고 있다. 또 지상에서 터널 대합실로 갈 때 고속 엘리베이터 추가 설치도 추진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빨대효과’도 우려하고 있다. 빨대효과란 고속철도와 같은 고속교통수단이 두 도시 간에 연결돼 교통이 편리해지면 작은 도시의 쇼핑·의료 등 전반적인 도시기능이 대도시로 흡수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들은 GTX가 들어선 지역의 상권이 서울에 빨대효과로 작용해 주변 도시 상권이 몰락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예측한다. 

반면 또 다른 전문가들은 인천과 수원, 성남, 동탄의 경우 항만과 함께 여러 대기업의 산업단지가 위치하기 때문에 GTX가 연결돼도 서울 주변 도시가 베드타운화 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인천 송도와 수원의 서울통근율은 10% 미만, 동탄신도시도 20%라는 점을 들며 이들은 철도 운영에 있어 수익은 단순히 승하차량만 많은 것이 아니라 방향별(상·하행), 구간별, 시간대별 수요 편차가 적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또 다른 전문가들은 장거리 운행의 경우 수도권 전철과 비슷한 운임체계를 채택할 가능성이 큰 GTX의 특성상 수도권 전철 바깥 지방역의 경우 추가 시설이 필요해 비용상승을 불러온다는 견해를 냈다. 신규 고상 승강장의 설치와 운임 징수를 위한 자동 게이트 등의 추가 시설이 필요하고 열차 추가 구입비용 증가와 기존 무궁화, 새마을 열차와 역할 조절 등이 과제로 남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리고 여기에 GTX가 만일 현행 수도권 전철처럼 노인 무료 탑승을 시작하게 되면 사업 채산성에 상당 부분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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