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여윳돈 14.5조 증가
소비보다 소득 더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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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올해 2분기 가계의 여윳돈이 14조 5천억원 늘었다. 최근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주식·부동산 시장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가계가 대출을 줄이고 안전 자산인 저축성 예금 비중을 늘린 데 따른 것이다. 

반대로 기업은 수입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운전자금이 늘어난 영향으로 1년 전보다 더 많은 돈을 금융기관에서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2022년 2분기 중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액(자금운용-자금조달) 규모는 39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4조 5천억원)보다 14조 5천억원 늘어난 규모다. 

순자금 운용액은 각 경제주체가 쓸 수 있는 여유자금을 의미한다. 예금이나 보험, 연금, 펀드 등으로 얻은 수입을 나타낸 자금운용액에서 차입금 등 빌린 돈을 뜻하는 자금조달액을 뺀 수치다. 

거리두기 해제로 소비가 증가했지만,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이전소득을 비롯한 가계 소득이 더 큰 폭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 

실제로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 2분기 월평균 가계소득은 394만 3천원으로 1년 전(345만 4천원)보다 14.1% 늘었다. 2분기 월평균 가계 이전소득도 89만 3천원으로 같은 기간 44.7% 늘었다. 2분기 민간소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8.3% 늘어 1.8%p 늘었다. 

자금운용은 올해 2분기 80조 9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천억원 증가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등의 영향으로 장기 저축성예금과 채권은 각각 17조 5천억원, 5천억원 늘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폭이 크게 확대된 반면 주식(24조 8천억원)과 기타예금(-5조 9천억원)은 축소됐다.

올 2분기 가계의 국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는 전분기(9조 5천억원)보다 18조 9천억원 증가했지만, 작년 2분기(30조 1천억원)와 비교하면 1년 새 11조 2천억원 줄었다. 투자펀드를 제외하고 가계는 2분기 국내외 주식을 24조 8천억원어치 사들였다. 주식 취득액이 지난해 2분기(31조 9천억원)보다 7조 1천억원 감소했다.

대조적으로 가계의 장기(만기 1년 초과) 저축성예금은 전년 2분기 1천억원에서 올 2분기 17조 5천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가계 금융자산 내 주식·투자펀드 비중은 지난해 2분기 21.6%에서 올해 2분기 18.5%로 떨어졌고, 예금 비중은 43.1%로 1년 전(40.5%), 직전 분기(41.8%)보다 늘었다.

가계는 2분기 총 41조 9천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자금조달액 가운데 30조 6천억원은 금융기관에서 빌린 차입금(대출)이었다. 대출금리 상승, 대출 규제 강화 등과 함께 단기 대출을 중심으로 규모가 크게 축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비금융 법인기업의 경우 원자재 가격의 상승 등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을 받아 순조달 규모가 46조 9천억원으로 전년 동기(19조 4천억원) 대비 27조 5천억원 늘었다. 금융기관 차입이 49조 3천억원에서 56조 4천억원으로 7조 1천억원 늘어 비금융 법인의 순조달 규모 확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늘었지만, 회사채 시장 자금조달 여건이 나빠지면서 기업들이 단기 대출 중심으로 자금조달 규모를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2분기 기업대출은 56조 4천억원 늘었다. 자금운용은 48조 5천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59조 6천억원) 대비 축소됐다. 저축성 예금 및 직접투자 운용은 확대됐으나 결제성 예금 운용을 중심으로 줄었다.

일반정부의 2분기 순조달액은 15조원으로 집계됐다. 일반정부는 지난해 2분기 6조원의 순운용 상태에서 올해 2분기에는 조달한 자금이 운용한 자금보다 더 많은 순조달(15조원) 상태로 돌아섰다.

한은은 “방역과 추가경정예산(추경) 등으로 정부 지출이 늘어 정부의 자금 운용 상태가 순운용에서 순조달로 전환됐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 #여윳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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