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 데이’로 효를 실천

▲ 민웅기 교장 “효와 예절로 소문난 명문고”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 수원=강은주 기자] 1988년 3월 개교하여 올해로 26년째를 맞이하게 되는 효원고등학교(수원시 영통구 동수원로 336)는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인성교육으로 학교폭력의 효과적인 예방법을 제시, 현 교육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또한 교육청이 지정한 과학중점학교로 심도 있는 과학지식을 겸비한 인재양성에 힘쓰고 있으며, 1학년 때부터 체계적인 성적관리를 통해 전교생 50%의 학력을 3등급 이내로 향상시키는 ‘503학력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서울대, 연세대, 한의대등 명문대에 진학시켰다.
 
인성과 학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급성장 하고 있는 효원 고등학교. 이와 같은 성과가 나타난 배경엔 학교, 학생, 학부모라는 세 가지 요소를 탁월하게 운영하는 민웅기 교장(현, 효원고 교장)의 노력과 열심히 있었다. 공교육이 무너지고 있는 이때에 공교육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보여주고 있는 효원고의 민웅기 교장을 만났다. 
 
◆ 효와 예절로 소문난 명문고 - ‘패밀리 데이’로 효를 실천
사실 효원고는 과학중점학교로 인식되기 전 효와 예절이 두드러지는 학교로 인식하고 있었다. 민웅기 교장은 학생들이 실천할 수 있는 실천위주의 효가 무엇인지 늘 생각하다고 한다. “교과서에 기록된 이론보다는 실천을 통해 교육이 된다고 믿어요. 작은 것부터 실천 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돕고있어요. ‘효’를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환경도 문제예요. 학부모들의 인식과 자세도 변화할 수 있도록 학부모 연수도 개최하고 있어요. 자녀와 소통 하지 않는 부모, 너무나 많은 학업 스트레스를 주는 부모들의 의식이 변화되어 가정환경을 소통의 환경으로 만들면 ‘효’는 자연스럽게 이뤄 질 것이라고 본다”며 학부모의 의식변화의 중요성을 전했다. 
 
소통을 이루기 위해 마련한 ‘패밀리데이’는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만족을 주며 학교 대표 행사로 자리 잡았다. “학부모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은 이 행사는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 실시하는 프로그램으로 이 날 하루만큼은 보충수업이나 자율학습 없이 정규수업만 마치면 모두 하교해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을 보내고, 어머니 발 씻겨 드리기, 반찬 만들기, 안마 해드리기, 가족과 영화보기 등의 실천위주의 인성교육이 이뤄지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졸업생의 강연, 학생들 스스로 미래를 상상해보는 기회
22회 졸업이 있기까지 13,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효원고등학교는 졸업생의 무료 강연 또한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발전하고 있다. 효원고 출신 졸업생들 중 성공한 교수, 의사, 판검사, 엔지니어,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전기업소 직원에서 공업사 사장까지 성공한 선배들의 여러 가지 경험담은 꿈과 희망이 없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희망 발전소로 자리매김을 톡톡히 하고 있음을 전했다. 
“학생들에게 관심있는 직종을 선택하게 하고 그 일을 하고 있는 졸업생을 초청해서 강연을 마련합니다. 선생님이 얘기 하는 것보다 선배가 얘기 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더 큰 체감이 있어요. 학생들은 생생한 경험담을 들으면서 20년 후에 성공해서 멋진 꿈을 펼치는 상상을 합니다. 이런 얘기를 해주면 아이들이 흥미진진해 하고 잘 받아드려요” 
 
졸업생의 특별 강연 뿐 아니라 명사를 초청하는 강연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강의료지급은 어렵지만 학생들에게 소중한 경험담을 들려주라는 부탁을 통해 사회 각계 조명인사들을 초청한다. 학생들은 인사들의 강연을 통해 생각과 꿈을 키울 수 있는 시간도 갖는다.
 
◆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고 싶을 때… 마지막으로 나를 찾아와라! 
요즘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과 학생자살에 대해 효원고는 어떻게 예방하며 대처하고 있을까? 민 교장은 이 질문에 1년 전 있었던 일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아침 애국조회 시간에 이렇게 이야기 한 적이 있어요. ‘정말 학교생활을 하다가 부모님도 선생님도 친구 간에도 얘기 못할 일들이 있어서 이젠 내가 아파트에서 뛰어 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다면 교장선생님에게 와라. 무조건 해결책을 보여 주겠다’라고 말이죠. 그랬더니 작년에 한 학생이 찾아왔어요” “교장실 문 앞에서도 5번을 고민했다고 하더군요. 문을 열고 들어와서도 30분간 아무 말도 없는 거예요. 저도 아무 말 하지 않고 인내하면서 기다렸죠. 기다린 끝에 들어본 학생이 힘들게 털어놨습니다. 작년 재혼한 엄마를 따라 새 아빠와 함께 사는데 심한 주벽과 성추행 등으로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어요. 저는 충분히 들어주고 공감해 가면서 아이의 고민을 들어준 뒤 전문 상담가에게 연락해 가족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누구의 잘못이라 질책할 순 없기에 어그러진 가족관계를 회복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좋겠다고 판단한 것이죠. 결국 그 학생은 잘 졸업했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그 학생은 15층 아파트 베란다에서 신발을 벗고 뛰어내리려는 순간 불쌍한 엄마의 얼굴과 얼핏 들었던 “떨어지고 싶을 때 나를 찾아와라!”는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났다고 했단다. 조회시간에 전했던 몇 초의 진심이 소중한 목숨을 건진 셈이다. 
 
이처럼 효원고는 ‘왕따’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도 ‘위클래스’와 같은 학생 전문 상담을 도입해 자연스럽게 예방하고 있다. 물론 예방을 한다고 해도 사춘기에 있을 수밖에 없는 친구관계에 대한 문제가 있긴하지만 대부분 전문 상담사를 통해 큰 왕따의 피해는 줄이고 있다. “학생들 중에 우울증이 있는 학생도 있고 심각한 고민이 있는 학생들이 많아요. 담임선생님과는 보통 학업상담 위주로 진행되다보니 학생의 심도 깊은 생활 상담이 필요합니다. 이에 전문상담선생님과 상담실을 마련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상담 선생님도 젊다보니 학생들이 잘 찾아가 상담을 통해 해결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매달 상담을 받는 학생수가 7~80명이 된다고 한다. 연중 7~800명이 상담을 받는 입장이다. 
 
◆ 교사가 신바람나게 가르칠 수 있는 학교 
민 교장은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한다. “자랑은 아니지만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나서 학교를 옮기신 선생님들이 이럽니다. ‘교장선생님 효원고가 그립네요’ 반면 효원고로 오신 선생님들은 ‘가르치기가 신바람납니다’ 라구요. 먼저 선생님이 좋아하는 학교가 된 이유는 아이들이 참 착하다는 거예요. 그리고 요즘 보면 수업시간에 엎드려서 자는 학생들이 대다수인데 저희학교는 교실 뒤에 스탠드 책상 5개가 있습니다. 졸리면 나가서 서서 공부하라구요. 그럼 조는 학생은 있지만 엎드려 자는 학생들은 적어요”
 
◆ 학교(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
민웅기 교장의 특별한 트라이엥글 교육법은 학교와 학생, 학무보에게 그 해답이 있다고 전했다. “학부모 연수를 저녁 8시에 합니다. 외부강사를 초빙해 한 교실에 학부모가 함께 들어가서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담임교사가 대화의 시간을 갖습니다. 분기별로 나누어 진행하고 있어요” 라며 현재 학부모 사이에서 반응이 상당히 좋다고 말했다.
 
민 교장은 중앙대학교 사범대학 체육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효원고 교사를 거쳐 경기도교육청 장학사, 경기도교육청 제2청사 평생교육체육과장, 경기도고양교육청 교육장 등을 거쳐 현재 효원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이며, 효원고를 마지막으로 오는 8월에 명예퇴직으로 교육계를 떠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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