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났다. 박지원 전 비서실장은 23일 오전 10시 브리핑을 통해 영결식 및 운구, 안장식의 세부 진행순서를 전달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박 전 비서실장은 국회 빈소가 오전 8시를 기해 폐쇄됨에 따라 국회 밖 임시 빈소가 마련됐고 운구행령이 떠날 때까지 계속 운영될 방침이라고 전했다.

초청장을 받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약 1시간 전부터 안내요원의 유도에 따라 입장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라며 “그래도 입장을 못하는 분들은 국회 밖 거리에 설치된 2대의 대형 전광판을 통해 행사장 내 모든 상황을 생중계로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영결식 추모사는 박영숙 한국사회환경정책 이사장이 낭독하며, 영결식 때 거행될 종교의식은 천주교, 불교, 기독교, 원불교 순으로 진행된다. 천주교는 최창무 광주대교구장이, 불교는 조계사 주지 세민 스님이, 기독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삼환 회장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엄신형 대표회장이, 원불교는 김혜봉 대전충남 교구장이 각각 집전한다.

4분 분량의 김 전 대통령 생전 영상은 IMF 외환위기 극복, IT 강국 건설, 6.15 남북정상회담, 2002 월드컵 성공적 개최 등의 내용을 중심으로 방영된다.

운구행렬은 ‘대형 태극기’를 매단 캐딜락을 선두로 대형 영정, 선도차, 운구, 이희호 여사가 탑승한 유족차량, 경호차령, 예비차량 순으로 구성되며, 호위는 경찰 모터게이트가 맡는다. 대형 태극기는 이동 속도를 감안해 국회에서 서강대교까지와 광화문에서 시청 구간만 행렬을 인도하며 뒤따르는 6대의 버스에는 유족, 민주당 인사, 국민의 정부 및 재야인사, 전직 비서, 종교인과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 등이 차례대로 탑승한다.

장남 김홍일 전 의원은 몸이 많이 불편한 관계로 영결식과 동작동 안장식만 참석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고 박 비서실장은 전했다.

운구행렬이 동교동 사저에 도착하면 골목에서 김 전 대통령의 본당성당인 서교동성당 성가대가 성가를 합창하고, 이희호 여사와 세 아들 내외, 영정을 든 손자 김종대 군이 차에서 내린다. 유족들이 동교동 사저에 들어서면 사저 정원에서 명창 안숙선 선생이 이희호 여사가 기록했던 ‘마지막 편지’의 내용을 바탕으로 만든 추도의 창을 할 예정이다.

운구행렬이 서울현충원에 도착하면 안장식이 바로 시작된다. 의장대의 봉송 이후 김 전 대통령에 대한 경례와 종교의식이 진행된다. 종교의식은 천주교 함세웅 신부, 조계사 주지 세민 스님, 기독교 이해동 목사, 원불교 이선종 서울교구장이 각각 집전한다.

이어 헌화와 분향이 진행되며 하관식이 이어진다. 하관식이 끝나면 흙을 삽으로 퍼서 뿌리는 의식인 ‘허토’가 거행되며 이 때 고인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도 생가터에서 가져 온 흙 한줌이 뿌려진다.

안장식은 의장대의 조총발사와 묵념으로 마무리 된다.

박 비서실장은 김 전 대통령의 지석(誌石: 죽은 사람의 인정사항이나 무덤의 소재를 기록해 땅에 함께 묻는 비석)의 내용도 전달했다.

지석의 주요 내용은 김 전 대통령의 이름과 호, 출생일과 부모, 성장과정과 정치역정, 이희호 여사와의 결혼, 일본납치사건 등 다섯 번의 죽을 고비, 15대 대통령 취임과 6.15남북정상회담, 퇴임 후 남북통일과 세계 평화를 위한 활동, 저서 등에 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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