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회의 쇄신’ 거듭 촉구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원로회의 쇄신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간 법주사 원로 설조스님을 찾아가 단식중단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설조스님은 자승스님에게 강한 의지를 피력하며 원로회의 쇄신을 거듭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교계에 따르면 자승스님은 최근 설조스님이 단식하는 법주사를 직접 방문했다. 자승스님은 “스님의 뜻을 받들어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우선 건강을 챙겨 잘못을 바로잡는데 동참해달라”고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이날 불국사 주지 성타스님과 관장 종상스님, 법주사 주지 현조스님, 전 주지 도공스님 등도 동행했지만 설조스님의 뜻을 굽히지는 못했다.

자승스님 일행이 떠난 후 법주사 대중들이 단식을 만류하며 병원으로 모시려는 과정에서 언쟁도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설조스님은 지난 11일 “무자격자가 원로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현 원로회의는 불법이며, 스스로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해체하고 새로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단식에 들어갔다. 다음날 스님은 기자회견을 열고 “원로회의는 최고의 명예와 존경을 받아야 할 기관인 만큼 원로의원의 자격은 누구보다 깨끗해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현 원로의원 중에는 세속법이나 교단 규범을 등진 이들이 25명 원로의원의 3분의 1인 8~9명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설사 한 사람의 무자격자가 참여해도 그 회의는 불법이며 그 결의 또한 무효라는 판례는 상식”이라며 “그 폐단을 알고도 시정하지 않음은 큰 불행을 키워가는 일이며 직무를 벗어난 일”이라고 비판했다. 스님은 “이 일이 기약 없이 지체되거나 이행될 가망이 없다고 여겨질 경우 사직 당국에 직소할 것도 고려 중”이라고 밝혀 파문이 일었다.

이후 법주사 대중들은 설조스님의 건강을 우려해 단식 중단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 이에 자승스님이 단식 10일째인 스님을 직접 찾아가 단식 중단을 요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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