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기법의 재해석, 현대 한국 도자의 색깔을 찾다 (하)
전통기법의 재해석, 현대 한국 도자의 색깔을 찾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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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장기법(尖裝技法) 개발한 도예가 윤주철 작가
▲ 도예가 윤주철 작가 ⓒ천지일보(뉴스천지)

▶ (상) 편에 이어서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아니 그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것이 더욱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그가 첨장기법으로 만든 작품이 2005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공모전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것이다.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돌기 작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너무도 큰 선물을 받았어요. 자신감이 생겼죠. 이후 돌기 작업을 체계화하고 데이터화하면서 ‘첨장기법’이 탄생하게 된 거죠.”

2005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공모전 대상을 시작으로 2006년에는 첫 개인전을 열었다. 이 개인전에서 윤 작가는 공개 시연을 통해 작업 과정과 원리를 공유했다. 전통의 재해석을 통해 새롭게 선보인 ‘첨장기법’을 전 세계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세계 여러 나라에 한국의 색깔을 보여주고 싶었다. 흔히들 말하는 ‘전통과 현대의 조화’가 만들어낸 아름다움을 선보이기 위해 전시회도 많이 열었다. 지금은 국내외 많은 곳에서 먼저 윤 작가를 찾는다. 전통과 현대가 그의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말한다. “전통은 좋은 것이지만 과거에만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전통이라는 바탕 위해 현대의 색깔을 입혀야 한다”고 말이다.

이를 위해 윤 작가는 첨장기법을 이용한 인테리어소품 등 일상생활에서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도자기를 넘어 다양한 소재에 첨장기법을 응용해 저변을 확대하고 보다 많은 이들이 첨장기법을 접할 수 있도록 말이다. 전통도 좋고, 현대적인 것도 좋지만 전시회에 가야지만 볼 수 있다면 이 또한 안타까운 일임을 작가 또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 첨장기법으로 만든 도자기 (사진제공: 윤주철 작가)

▶ 미술관 세워 많은 이들과 함께하고파

윤철예가(尹哲藝家). 그의 작업실에 붙은 이름이다. 지금은 고인이 된 윤 작가의 아버지께서 아들을 위해 손수 붙여주신 이름이다. 아버지는 언제나 윤 작가의 든든한 후원자였다.

“아버지께서는 항상 저를 응원해주셨어요. 아들이 하고 싶어 하는 일, 아들이 잘하는 일에서 성공하기를 바라셨어요. 사실 도예가의 길이 쉬운 길만은 아니에요.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이 길 또한 경제적인 어려움이 따르죠. 그래도 끝까지 해보려 해요. 그게 지금은 고인이 되신 아버지께서 바라시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윤 작가는 현재 작업실 근처에 미술관을 만들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술관 건립은 아버지의 뜻을 이루어드리는 일이자, 윤 작가 자신의 꿈이기도 하다. 누구나 부담 없이 와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미술관이 됐으면 한다는 윤 작가.

오래 전, 어느 날 외국 작가들에게 들은 질문 하나에 대한 깊은 고민이 전 세계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첨장기법’을 만들어냈다. 이는 고민하는 것에서 머물지 않고, 어떻게든 현대 한국 도자의 색깔을 찾기 위한 그의 몸부림의 산물이자 하늘이 내린 선물이다.

[백은영 기자]
 

▲ 첨장기법으로 만든 도자기 (사진제공: 윤주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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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훈 2013-06-18 07:03:00
전통이 있기에 그것을 발판으로 또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나갈 수 있는 것이구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보다 더 어려울 것 같다. 외국인의 질문으로 오늘날 첨장기법이 만들어졌다니 항상 고민하고 뭔가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첨장기법. 무술이름 같기도 한 기법 이름도 참 맘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