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군 ‘쇠말뚝 제거 및 정안 기원제’ 15일 열려

제64주년 광복절을 맞아 경기도 여주군은 강천면 자산(紫山) 중턱에 박혀 있는 쇠말뚝을 제거한다.

일명 혈침이라고도 하는 이 쇠말뚝은 일제가 한반도의 기맥을 끊으려고 서울로 향하는 교통의 요지에 박아 놓은 것이다.

이번 ‘쇠말뚝 제거 및 정안 기원제’ 행사는 오는 15일 오전 10시 30분 여주군 강천면 강천 2리 자산 중턱 등산로 옆에서 열린다.

여주군 관계자는 “지난 2007년 7월 자산 등산로 정비를 하던 한 공무원과 주민이 처음 발견했지만 일제의 쇠말뚝인 줄 모르고 있다가 마을 원로들의 제보를 받고 올해 5월 소윤하 (사)민족정기선양위원장, 신상윤 아시아풍수지리연구소 소장 등 전문가들을 초빙해 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시 현장을 확인한 신상윤 소장의 풍수학 견해에 따르면 ‘해태도강형(獬豸渡江形)’ 즉 산의 모양이 마치 전설의 동물 ‘해태가 강을 건너는 모양’으로 그 해태의 요추 부분 혈맥 자리에 이 말뚝이 박혀 있다.

▲ 제64주년 광복절을 맞아 여주군은 ‘쇠말뚝 제거 및 정안 기원제’를 연다. (사진 제공: 여주군청)

해발 280m의 이 자산에 박혀있는 쇠말뚝은 지름 4~5㎝ 굵기로 지상 약 50㎝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나 지하에 박혀있는 나머지 길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 산은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를 잇는 요지에 섬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곳에 위치해 있다.

일본은 36년 한국 병탄(倂呑)시기에 한반도의 기맥을 훼손할 목적으로 한반도 곳곳 길지(吉地)에 쇠말뚝을 박았다.

강천2리 이장 원선재(68) 씨는 “여주군이 강천면 종합개발사업 일환으로 자산의 등산로를 정비하다 쇠말뚝을 발견했다”며 “관련 전문가들과 현장 조사를 통해 일제(日帝)의 소행임을 직접 확인했다”고 말했다.

지금도 자산 밑 강천 2리 마을을 두고 ‘서울 나들이’ ‘다리(橋)골’이라고 부르는 것은 강원도, 충청도 사람들은 이 자산을 도보로 넘거나 자산 옆 물길을 따라 여주를 통해 서울 나들이를 다녔기 때문이다.

강천2리 노인회장 신동진(80) 씨는 “일제 때 큰 인물이 나지 말라고 일본 사람들이 자산에다 말뚝을 박았다는 얘기는 어렸을 때부터 듣고 자랐다”고 말했다.

이번 ‘쇠말뚝 제거 및 정안 기원제’는 등산로 조성 사업의 본격적인 추진에 앞서 일제의 잔재를 청산, 산의 본 모습을 되찾고자 하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이기수 여주 군수는 주민 의견을 청취함은 물론 직접 현장을 답사하는 등 제거작업에 적극 나서 마을 사람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여주군 관계자는 “쇠말뚝이 위치한 곳까지 포크레인이 올라갈 수 없어 지렛대나 도르래를 이용한 인력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정안제 개최 당일 원활한 진행을 위해 사전에 주변을 정리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여주군이 후원하고 여주문화원에서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독립운동 기념 사업회, 문화·예술 사회단체, 유림(儒林) 및 강천면 주민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70분간 진행될 예정이다. 

여주군이 강천면 종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자산 등산로 조성’과 관련 등산로 개발에 따른 사유지 소유자 동의 등 사전 절차는 거의 마무리  된 단계다.

여주군에 따르면 소유자 동의 절차가 끝나면 의회에 예산을 신청, 곧바로 ‘등산로 조성’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여주 군청 관계자 노준철 씨는 “우리 민족이 잃었던 나라를 되찾은 광복절 날 이번 행사를 갖게 되어 더욱 뜻이 깊다”며 “여주의 많은 주민들이 기뻐하는 잔치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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