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광수 교수. (사진출처: 연합뉴스)

“사실상 강매” VS “수강 태도 뻔뻔하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교수님 취지도 이해가지만, 전공도 아니고 교양 한 수업을 위해 책을 산다는 게 쉽지 않죠.”

한 4년제 대학교 조경학과에 재학 중인 서모(23, 여) 씨는 전공책 대부분을 선배들에게 물려받았다. 교양수업에서 사용하는 책은 제본을 이용한다. 한 컴퓨터 관련 수업에서는 책을 사서 보여줘야 온라인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시리얼넘버를 알려주는 방법을 썼지만, 서 씨는 이도 선배의 책을 통해 간단하게 넘어갔다.

마광수 연세대 국문과 교수가 25일 교양수업 수강생들에게 자신이 쓴 교재를 사지 않으면 학점을 주지 않겠다고 공지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마 교수는 “전쟁터에 총 안 들고 나가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기존의 방침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이와 관련, 대학생들의 수업 교재 준비 태도에 대한 논란으로까지 불거지고 있는 모양새다.

새학기 지출이 많은 시점에 책 한 권 구입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에 그렇다면 왜 강의계획서를 참고하지 않고 수업을 들었냐는 등 반발도 거세다.

25일 연세대 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세연넷’ 등에 학생들은 마 교수가 올해 1학기에 개설된 교양수업 ‘문학과 성’ 강의계획서에 “‘별것도 아닌 인생이’, ‘문학과 성’ 책 2권을 구입한 영수증을 붙일 것. 안 붙이면 리포트가 무효”라고 썼다며 항의하는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가자 마 교수는 25일 오전 연세대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학생들의 뻔뻔스런 수강 태도에 분노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마 교수는 “요즘 학생들이 영화보고 커피 마시는 건 아까워하지 않으면서 책 사는 것은 억울해한다”며 지난 학기 수강생 600명 중 50명만 책을 샀다는 얘기를 듣고 놀라 이런 조처를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그는 “내 과목 수강에 불만이 있는 학생들은 당장 수강 철회를 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 대학교수도 “강의 때 책을 구입해오는 학생들이 점점 없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사정이 여의치 못한 학생들은 어쩔 수 없으나 수업을 가볍게 생각해 준비를 하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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