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장년층 취업자 수, 청년층 첫 추월
“청년실업난 우려… 젊은 인구 감소한 탓”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2년 전 나이 50에 15년간 정든 제과점을 폐점하고 취업 준비에 뛰어든 이재선(52, 남, 경기도 광명시) 씨. 자신만만했던 취업준비는 빈번히 나이에 가로막혔고 이에 조경일과 막노동 등으로 생계를 유지해 왔다.

이 씨는 “모든 일이 낯설고 힘에 부쳤다”며 “다시 빵을 만들고 싶었던 차에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를 알게 됐고 상담사와 상담하게 됐다. 상담 중에도 자신감이 위축돼 경비, 주차관리, 주차 정산 등을 얘기했더니 상담사가 이력서를 참고해 P프랜차이즈 제과점 경력자 모집을 소개해줬다. 경쟁자 모두 쟁쟁했지만 다행히 합격했다”며 치열한 취업경쟁에서 성공한 경험담을 전했다.

이 씨처럼 장년층이 취업에 성공하는 사례가 늘며 지난해는 처음으로 서울시에서도 장년층 취업률이 청년층 취업률을 넘겼다.

서울시는 고용노동부 ‘(지역별)사업체노동력조사’와 통계청 ‘사회조사’ ‘경제활동인구조사’ 등을 활용해 25일 ‘서울 고용노동․산업의 구조변화 및 시민 직업관’을 발표한 가운데 이같이 밝혔다.

통계를 보면 서울지역 취업자 중 55세 이상이 2002년 61만 9천 명에서 2012년 95만 6천 명으로 10년 새 33만 7천 명인 54.4% 증가했다.

그러나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같은 기간 120만 6천 명에서 90만 3천 명으로 30만 3천 명(-25.1%) 감소해 작년 한해 장년층 취업자가 청년층을 앞질렀다.

이번 통계는 1989년 첫 고용률 조사 이후 처음으로 장년층이 청년층 취업률을 넘긴 것이다.

여러 차례 취업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는 강남구청의 한 관계자는 “장년층의 취업박람회 참여도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장년층의 경제활동이 늘어난 원인으로는 청년층 인구감소 및 학업기간 연장,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 찾기 위한 취업준비기간 증가 등으로 노동시장 진입 시기가 늦어지는 이유를 꼽을 수 있다.

또 장년층 취업자 중 전문직․사무직이 46.1%로 전체 취업자의 절반을 차지했고 학력 또한 절반이 대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 나타나는 장년층의 활발한 경제활동이 한층 악화된 청년실업과 인구감소로 인한 문제점을 반영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국고용정보원 박진희 박사는 “장년층 취업률 증가는 청년층의 인구감소가 가장 영향을 끼친 직접적인 사례”라며 “또 현재 청년실업난이 얼마나 높은지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박 박사는 “청년층의 초기 사회입문 단계에서 겪는 조직․노동시장 경험이 장년기까지 영향을 미치는데, 이처럼 중요한 시기에 청년층이 실업난으로 일자리를 얻지 못하면 이들이 장년으로 접어들 때 여러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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