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 마라톤 회의 끝에…키프로스 채무불이행 피해

(브뤼셀=연합뉴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들이 25일 키프로스 정부가 유럽연합(EU) 등 국제채권단과 잠정 합의한 구제금융 조건을 승인했다.

AFP 통신과 dpa 통신 등은 EU 관리들을 인용, '트로이카'(EU·ECB·IMF)로부터 100억 유로(약 14조4천억원)의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키프로스 정부가 과도한 금융부문을 과감히 축소한다는 내용의 협상안이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최종 승인됐다고 전했다.

17개국 재무장관들은 협상 데드라인(25일)을 하루 앞둔 전날 저녁 부터 약 6시간동안 진행된 마라톤 회의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키프로스는 긴급 구제자금을 받아 채무불이행 선언을 피할 수 있게 됐으며, 키프로스발 유로존 경제위기 재연 우려도 일단은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키프로스 국회의장 야야나키스 오미루는 기자들에게 EU,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채권단 간 벌인 구제금융 조건 협상에서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며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합의안의 수용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브뤼셀에서 채권단과 협상을 벌인 니코스 아나스티아데스 키프로스 대통령도 자신의 트위터에 "성과가 있었다"는 글을 게재하며 구제금융 승인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앞서 아나스티아데스 대통령은 이번 협상에서 키프로스 정부와 의회에서 합의한 '플랜 B'로 채권단을 설득하는데 주력했지만, 채권단은 키프로스에 더 강력한 부실은행 정리 방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며 구제금융 제공 조건을 놓고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지난 19일 키프로스 의회는 '트로이카' 채권단으로부터 1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모든 은행의 10만유로 이상의 예금에 최대 9.9%의 세금을 물려 58억 유로를 마련하기로 한 합의안을 부결시켰다.

그러자 EU는 키프로스에 신뢰할만하고 실현 가능한 '플랜 B'를 내놓을 것과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또한 ECB는 25일까지 부실 은행 정리 등 구제금융 제공을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유동성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25일 이후 ECB의 유동성 공급이 끊길 경우 키프로스 경제가 파산하고 아울러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퇴출될 위험에 빠지면서 키프로스 사태가 유로존 경제위기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마저 제기되자 키프로스와 채권단 양측은 막판 합의점을 모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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