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FTA 발효 첫날인 작년 3월 15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한국자유총연맹 주최로 열린 '한·미 FTA발효 축하 국민축제 한마당'에서 참가자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지난해 3월 15일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1주년을 맞았다.

당시 반대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수출 실적은 나쁘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미국으로의 수출은 전년대비 4.1% 증가했다. 대(對)중국 수출이 0.1% 증가하는 데 그치고, EU는 -11.4%를 기록한 데 비하면 한미 FTA를 활용해 수출 분야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대미 수출 흑자폭도 늘었다. FTA가 발효된 2012년의 대미 무역 흑자액은 165억 6182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25%나 늘어난 수치다.

특히 자동차 부품부문이 FTA 덕을 크게 본 것으로 평가된다. 완성차는 관세가 단계적으로 철폐되지만 부품 부문은 발효와 함께 즉시 관세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집계로 올 1월까지 대미 자동차 부품 수출은 52억 3000만 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대비 12.6% 증가했다.

미국도 한국으로의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완성차 수출이 약진했는데 증가율이 48%에 달한다. 수입액으로는 7억 2000만 달러를 기록해 약 92% 증가했다. 이밖에 미국의 수혜 품목은 과일 견과류 와인 등이 꼽히고, 우리나라는 석유제품, 고무제품과 함께 기계·섬유 등이 6~18% 수출 증가 효과를 누렸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대미(對美) 수출기업 350개사를 대상으로 ‘한미 FTA 1주년 성과와 향후과제’를 조사한 결과, 한미 FTA가 수출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응답이 61.2%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수출주문이 늘었다’는 기업이 26.1%였다. 수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버팀목 역할을 해주거나 수출 상담이 증가하는 데 역할을 했다는 답은 각각 23.0%, 12.1%로 나타났다. 동시에 응답기업 10곳 중 6곳(62.4%)은 ‘한미 FTA 활용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주요 애로사항으로는 ‘원산지 증명 및 관리’(40.5%), ‘미국시장 진출에 필요한 인력 및 자금 부족’(34.6%), ‘미국진출 노하우와 네트워크 부족’(32.0%) 등이 꼽혔다.

소비자에게 관세 혜택이 돌아가지 못하는 점도 문제다. FTA 발효 이후 국내 시민단체들은 관세인하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격에 별다른 변동이 없다고 지적해 왔다. 오렌지와 체리 등 소수의 품목을 제외하면 관세 효과는 유통업체들이 다 가져가는 폐단이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 문제도 넘어야 한다. 최근 윤상직 장관은 “준비가 되는 대로 ISD 개선 내지 폐기와 관련한 재협의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