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지연 기자] 지난해 3월 15일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1주년을 맞았다.
당시 반대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수출 실적은 나쁘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미국으로의 수출은 전년대비 4.1% 증가했다. 대(對)중국 수출이 0.1% 증가하는 데 그치고, EU는 -11.4%를 기록한 데 비하면 한미 FTA를 활용해 수출 분야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대미 수출 흑자폭도 늘었다. FTA가 발효된 2012년의 대미 무역 흑자액은 165억 6182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25%나 늘어난 수치다.
특히 자동차 부품부문이 FTA 덕을 크게 본 것으로 평가된다. 완성차는 관세가 단계적으로 철폐되지만 부품 부문은 발효와 함께 즉시 관세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집계로 올 1월까지 대미 자동차 부품 수출은 52억 3000만 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대비 12.6% 증가했다.
미국도 한국으로의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완성차 수출이 약진했는데 증가율이 48%에 달한다. 수입액으로는 7억 2000만 달러를 기록해 약 92% 증가했다. 이밖에 미국의 수혜 품목은 과일 견과류 와인 등이 꼽히고, 우리나라는 석유제품, 고무제품과 함께 기계·섬유 등이 6~18% 수출 증가 효과를 누렸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대미(對美) 수출기업 350개사를 대상으로 ‘한미 FTA 1주년 성과와 향후과제’를 조사한 결과, 한미 FTA가 수출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응답이 61.2%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수출주문이 늘었다’는 기업이 26.1%였다. 수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버팀목 역할을 해주거나 수출 상담이 증가하는 데 역할을 했다는 답은 각각 23.0%, 12.1%로 나타났다. 동시에 응답기업 10곳 중 6곳(62.4%)은 ‘한미 FTA 활용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주요 애로사항으로는 ‘원산지 증명 및 관리’(40.5%), ‘미국시장 진출에 필요한 인력 및 자금 부족’(34.6%), ‘미국진출 노하우와 네트워크 부족’(32.0%) 등이 꼽혔다.
소비자에게 관세 혜택이 돌아가지 못하는 점도 문제다. FTA 발효 이후 국내 시민단체들은 관세인하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격에 별다른 변동이 없다고 지적해 왔다. 오렌지와 체리 등 소수의 품목을 제외하면 관세 효과는 유통업체들이 다 가져가는 폐단이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 문제도 넘어야 한다. 최근 윤상직 장관은 “준비가 되는 대로 ISD 개선 내지 폐기와 관련한 재협의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