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집계외 ‘사실상 실업자’ 106만 명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사실상 실업자를 포함하면 실질 실업률은 5.8%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공식 실업률 3.2%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우리금융연구소는 8일 ‘고용시장 회색지대 분석을 통한 실질 고용상황 추정’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와 같이 밝혔다.

최근 통계청 등 공식 통계에 따르면 국내 고용시장은 2002년 이후 줄곧 실업률이 3%대로 안정된 모습이다. 하지만 고용시장 체감지표와 주요 경제지표는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는 등 공식 통계와는 괴리를 나타내고 있어 공식 통계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괴리가 발생하는 원인을 실제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공식 고용률과 실업률에는 반영되지 않는 취업애로계층인 ‘회색지대’가 존재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고용시장 회색지대에는 불완전취업자와 잠재실업자(취업준비자, 구직단념자)가 속해 있으며, 이들을 반실업 상태 또는 사실상 실업상태로 규정하고 실질적인 고용률 및 실업률을 산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공식 실업자는 82만 명. 하지만 불완전취업자는 34만 9000명에 이르고, 취업준비(56만 명)와 구직단념(15만 2000명)을 이유로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 잠재실업자는 71만 2000명에 달한다. 즉 공식 실업자 외에 106만 1000명이 취업애로계층에 속하는 ‘사실상 실업자’라는 것이다.

이러한 불완전취업자를 완전취업 상태에 있지 않다고 보고 실질 지표를 추정한 결과 실질 고용률은 최하 58.5%까지 하락하고, 실질 실업률은 최고 4.6%까지 상승한다. 또한 잠재실업자를 사실상 실업자로 가정하고 실질 지표를 추정할 경우 실질 실업률은 5.8%에 달해, 정부가 발표한 공식 실업률(3.2%)의 두 배 가까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고용 통계상 회색지대에 있는 인구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불완전 취업자는 저학력·고령층이, 취업준비자는 대졸·청년층이, 구직단념자는 저학력·여성·고령층 중심으로 구성돼 해당 계층에 대한 맞춤형 고용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나라도 ‘노동력 저활용 보조지표’를 작성·발표해 고용시장의 실질적인 상황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주체들로 하여금 경기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력을 제고하는 동시에 정부의 고용정책 효율성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고용통계 회색지대에 있는 계층은 우리나라 고용시장의 취약계층과 일맥상통해,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취업대책이 곧 고용시장의 체감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동시에 실질적인 고용률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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