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우 작가 문화칼럼니스트

 
월마트 창업주 샘 월튼의 성공비결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끊임없이 실패했지만 그때마다 그것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았다. 실패한 직원에게 벌을 주는 대신 그것을 회사와 자신의 발전을 위한 소중한 자산으로 받아들이도록 했다. 훗날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실패에서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웠다. 나는 실패를 통해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혼다를 세운 혼다 쇼이치로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사람은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이다. 혼다는 그런 인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혼다 쇼이치로의 경영철학을 우화로 쓴 케빈 왕의 책 ‘닭을 죽이지 마라’에 이런 말들이 나온다.

“대체로 연구 개발이라는 것은 실패의 반복이며 99% 이상은 실패를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새로운 일을 한다는 것은 그런 거지. 그래서 경험 없는 일을 잘 못하는 것은 진짜 실패가 아니다, 난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2002년 월드컵 축구에서 4강 신화를 이룬 거스 히딩크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축구는 실패투성이 게임이다. 골을 만들려고 수많은 패스와 드리볼을 만들다 겨우 한 두 골로 승부를 결정짓는 게임이다. 그 숱한 시도들은 대부분 실패하고 만다. 따라서 축구는 실패를 컨트롤 하는 경기다. 정확한 슈팅을 날리고 정확한 패스를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축구 속성상 부정확한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따라서 한 번 실수 했다고 그 선수 체면이 손상되는 건 아니다.”

히딩크 감독은 실수한 선수를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실수는 그의 말처럼 선수라면 늘 따라다니기 마련인 것이다. 그는 결정적인 실수를 한 선수가 있더라도 결코 기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경기 후 비디오 분석 등을 통해 선수들에게 날카롭게 잘못을 지적했지만 동료들 앞에서 자존심 상하지 않도록 배려했다. 감정을 억제하고 차분하게 객관적인 사실들을 통해 개선해야 할 점들을 알려주었다.
히딩크는 “진정한 실패는 나와 선수들이 자신들의 저력만큼 열정을 쏟아 붓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딕 베스는 미국의 석유, 목장, 리조트 사업가였으나 세상 사람들에게는 산악인으로 더 유명하다. 그는 사업가로 부와 명성을 이룬 50대 이후 세계 각 대륙의 최고봉에 오르기로 작심, 마침내 그 꿈을 이룬다. 1983년에 마터호른, 아콘캉구아, 킬리만자로, 엘브루스, 빈슨, 코스시우스코, 맥킨리 정상에 오른 데 이어 1985년에는 에베레스트 정상까지 밟았다. 이 때 그는 55세였다. 그는 세계 최초의 7대륙 최고봉 등정자로 기록됐고 최고령 에베레스트 등정자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그가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쉬운 싸움에서 이기는 것보다 어려운 싸움에서 패배하면서 비로소 성장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은 실패한 기업에 몸담은 경력이 있는 간부들을 의도적으로 채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패를 경험한 사람이야말로 회사가 실패를 겪었을 때 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다.

패배했다는 것은 시도를 했다는 뜻이다.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실패도 없다. 시도하지 않고 성공할 수는 없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진짜 맞는 말이다. 그러니, 겨울잠에서 깨어난 개구리처럼, 다시 한 번 펄쩍 뛰어볼 일이다.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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