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 서화Ⅰ’ 발간, 회화ㆍ서예 작품ㆍ일본 회화 담아

▲ 최근 국립고궁박물관이 조선 왕실 회화를 한 곳에 담은 도록을 발간했다. 보물 제1442호 일월반도도 병풍(위), 보물 제1443호 왕세자탄강진하도 병풍(아래). (사진제공: 국립고궁박물관)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조선 궁중회화는 숙달된 전문 화원(畵員)들이 정교한 필치로 그렸다. 이에 화려하고 강렬하면서 왕실의 위엄을 돋보이게 하고, 왕실만의 품격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최근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정종수)은 소장품 도록 시리즈의 여섯 번째 책자로 ‘궁중 서화Ⅰ’를 발간,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궁중 장식용 회화, 궁중기록화, 근대 작가의 회화, 흥선대원군과 왕실 인물들이 그렸다고 전하는 회화, 서예 작품, 그리고 일본 회화 작품의 사진과 해설을 수록했다.

궁중 회화를 대표하는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와 ‘모란도(牡丹圖), 십장생도(十長生圖)는 왕과 왕실의 권위와 존엄성을 상징하는 의례용 그림들이다.

특히 보물 제1442호로 지정된 ‘일월반도도(日月蟠桃圖) 병풍’은 3미터 이상의 높이로 보는 이를 압도하며 궁중 회화다운 위엄을 자랑한다.

또 왕실 어른의 탄신일이나 왕세자의 병환 회복 등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각종 행사도와 주요 의례의 내용과 절차를 보여 주는 회화들도 기록․실용적 궁중 회화만의 또 다른 특징을 보여준다.

근대 회화는 조석진(1853~1920), 안중식(1861~1919), 김은호(1892~1979) 등 근대 화단을 대표하는 서화가들의 작품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화면에 표기된 ‘신(臣)’ ‘근화(謹畵, 삼가 그리다)’ ‘경사(敬寫, 공경히 그리다)’ 등의 표현을 통해 대한제국 황실을 위해 그렸음을 알 수 있다.

또 이 그림들은 정교한 필법과 짙은 채색이 특징인 전통 궁중 회화와는 달리 화가 개인들의 화풍이 반영된 ‘수묵화’나 ‘수묵채색화’로, 20세기 초를 전후한 궁중회화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 소장품 도록 시리즈의 여섯 번째 책자 ‘궁중 서화Ⅰ’ 표지. (사진제공: 국립고궁박물관)
궁중회화와 함께 살필 수 있는 서예는 교훈, 장수와 복을 기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조선의 이념인 유교의 가르침 ‘서경(書經)’이나 ‘시경(詩經)’과 같은 경전에서 취한 구절과 성현의 말씀, 왕도정치의 이념을 담은 글이 많다.

특히 일본 회화 가운데 도쿠가와 막부에서 18세기에 조선 왕실에 선물한 그림들은 양국 간 문화 교류의 양상을 잘 보여준다. 오늘날 일본 측 박물관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을 만큼 일본 미술사 연구 자료로서 가치가 높다.

이들 궁중 서화는 조선시대 궁중회화의 전통을 보여주는 동시에 조선 말기부터 대한제국을 거쳐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전통 회화가 겪었던 변화의 한 측면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됐다.

한편 국립고궁박물관은 소장품 도록 시리즈로 ‘영친왕 일가 복식(2010년)’ ‘명성황후 한글편지와 조선왕실의 시전지(2010년)’ ‘조선왕실의 어보(2010년)’ ‘정조어찰(2011년)’ ‘조선왕실의 각석(2011년)’ 등을 발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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