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희망'이란 뜻…김행 "靑 본관·집무실 개조 안했다…변기만 교체"
"세련된 영어표현 구사…불어·스페인어·중국어도"

(서울=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의 청와대 생활에 대한 궁금증이 적지 않다.

청와대는 일반인들에게는 '구중궁궐'로 표현될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인데다, 朴대통령이 33년3개월만에 '영애'에서 '대통령'으로 신분이 바뀌어 돌아왔기 때문이다.

청와대 김행 대변인은 2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의 청와대 생활을 일부 소개했다.

미혼인 박 대통령이 입성하면 청와대 구조가 바뀔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었다.

그러나 김 대변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와 청와대 건물은 똑같다"며 "본관과 집무실 화장실에 여자 변기 옆에 남자 소변기가 있었는데 이를 떼어내고 타일로 마감한 게 전부이며, 관저도 도배만 새로 한 정도"라고 전했다.

이전 영부인 집무실도 그대로 유지했다고 한다.

청와대 집무실 1,2층의 모든 가구 대부분이 20년 이상돼 천갈이를 해 쓰는 경우가 많고, 본관은 대통령이 머물지 않을 때에는 일절 냉난방을 하지 않아 최근에는 비서진 방보다 추웠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대통령의 집무실은 사방이 두꺼운 방탄유리로 돼있고, 집무실 안쪽은 격자 문양 창호지를 붙여 안에서는 외부를 볼 수 없다고 김 대변인은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삼성동 사저를 떠나면서 주민들로부터 선물받아 관저에서 키우게된 진돗개 두 마리에 최근 암컷은 새롬이, 수컷은 희망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둘을 합치면 '새로운 희망'이란 뜻으로 박 대통령의 국정비전인 '국민행복, 희망의 새시대'와 유사한 면이 있다.

김 대변인은 "외로운 상황에서 대통령이 '새롬이'와 '희망이'를 보면서 국정운영의 고독감도 달래고 희망도 키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외교 비서관의 말을 인용, 박 대통령의 외국어 실력도 소개했다.

그는 "대통령 자서전에 보면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불어 등 5개국어를 구사한다고 돼 있는데, 배석한 통역에 따르면 일본어를 하는 것은 본적이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영어는 세련된 표현을 사용한다"면서 당선인 시절 주한 영국 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이 대사가 "한국에서 공부한 적은 있지만 한국어를 잘 하지는 못한다"고 말한데 대해 "It's the thought that counts"(해보겠다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답변했다고 소개했다.

지난달 22일 한미연합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미연합 사령관이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데 대해서는 "ditto"(동감이다)"라고 했고, 취임 후 캐나다 총독과의 접견에서는 "마치 오랜 친구인 것처럼 친근감을 느낀다"는 말에 영어로 "The feeling is mutual"(저도 그렇다)이라고 각각 답변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프랑스 인사를 접견한 자리에서는 '격식있는 불어'를 구사했고, 페루 부통령과의 접견에서는 스페인어로 인사를 건네 페루측 배석자들이 놀라자 스페인어로 "제가 스페인어를 조금 할 줄 압니다"라고 말해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고 김 대변인은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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