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과 영광의 순간… 고난의 시간도 있었다”

▲ 천주교 신도들이 27일(현지시각)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마지막 일반 알현에 참석하기 위해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여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28일 사임을 앞둔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일반신도와의 마지막 행사를 가졌다.

베네딕토 16세는 27일(현지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마지막 알현 행사를 열었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5만 장의 알현행사 입장권이 배포됐지만 이날 행사에 최대 10만여 명이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교황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모여든 군중은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깃발을 들고 인사했다.

교황은 매년 겨울 일반적으로 바티칸 홀 내부에서 여는 알현을 이날은 특별히 야외에서 열었다. 베네딕토 16세는 연설에서 “기쁨과 영광의 순간이었지만 고난의 시간도 있었다”며 자신의 재위 기간을 회상했다.

교황은 자신의 사임 결정의 “무게와 이례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이는 ‘영혼의 깊은 고요함’ 속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임 결정을 존중해준 신도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십자가에서 내려오는 것은 아니다. 기도를 통해 교회에 계속 봉사할 것”이라며 “가톨릭 신자들에게 자신들의 삶을 신앙과 일치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앙과 일치하는 삶을 즐겁게 받아들이라”며 “(나의) 사임 결정은 교회를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베네딕토 16세는 28일 저녁 9시(현지시각) 이후로 교황직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나게 된다. 이후 그는 ‘전임 교황(Pope emeritus)’이라고 불리게 되며 의상은 계속해서 성직자들이 입는 흰색 수단(카속, cassock, 성직자들이 입는 의상)을 입게 된다. 교황에 대한 ‘성하(聖下, Your Holiness)’라는 호칭도 유지되나 교황의 반지는 바티칸의 전통에 따라 파괴된다.

베네딕토 16세의 교황 반지는 바티칸의 전통에 따라 파괴된다. 교황의 개인적 문서들도 28일 저녁 8시에 수거되며 현재 경비를 맡은 스위스 용병도 바티칸 경찰로 교체된다.

이는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시대가 마무리되고 다음 달 선출될 예정인 후임 교황으로의 권력 이동이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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