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선생님도 학교폭력에 대해 전보다 많은 말씀을 해 주시고, 친구들도 서로 조심하는 분위기에요.” “학교폭력 피해자나 가해자를 위한 상담 프로그램, 힐링 동아리 등이 많이 늘었어요.”

같은 학교 친구인 유주희, 지선미(19, 여, 충남 서천군) 씨는 이제 고3으로, 고1때보다 학교폭력에 대한 생각을 더 하게 됐다고 밝혔다.

담임교사의 지속적인 당부로 유씨와 지씨의 반에선 이제 학교폭력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대구의 한 중학생과 대전의 여고생, 광주의 한 중학생이 학교폭력과 집단괴롭힘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학교폭력’의 심각성은 교육계를 넘어 사회 전체를 흔들어놨다.

이듬해 2월 6일, 정부는 학교폭력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시행했다.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이 시행된 지 어언 1년, 학생 및 학부모,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성과로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고 공통적으로 평가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학교폭력은 곧 범죄이며 숨겨선 안 된다는 인식이 국민적 차원으로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21일 오찬간담회에서 학교폭력근절 대책의 효과로 학교 차원의 학교 폭력 대응이 소극적에서 적극적으로 전환됐다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또 신고와 상담 건수가 크게 증가하고, 학교 현장의 CCTV 설치 대수와 학생보호 인력이 늘었다고 밝혔다.

이날 보고에 따르면 학교폭력신고전화를 ‘117’로 통합·확대하고 수사·상담·치료를 연계토록 하면서 2012년 2월 1124건이던 학교폭력 신고가 같은 해 6월에는 1만 923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또 피해 학생 보호조치도 2010년 1만 3748건에서 2012년에는 1학기에만 1만 2007건에 달했다. 이밖에 전국 교육청이 진행한 스포츠리그가 2011년 23개에서 지난해 890개로, 학생오케스트라 운영학교는 65곳에서 300곳으로 늘어나는 등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체육·예술활동이 증가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학교폭력 인식 개선, 관련 프로그램 증가 등은 인정할만한 성과로 꼽히나 학생 자체가 아닌학교라는 큰 단위에서 대책의 초점이 그쳤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최미숙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 대표는 “학급이나 학교의 학생 전체를 데려다놓고 하는 강의등은 효과가 없는데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소규모 상담 등이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이영주 수석부위원장도 “학교폭력에 대한 실질적이고 현장성 있는 정보가 필요하다면 설문조사가 아닌 학생들과의 인터뷰를진행했어야 한다”며 “학교폭력 피해자와 가해자가 함께 있는 반 안에서 피해 학생이 과연 설문조사에제대로 임할 수 있겠나.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하지 않으면 전시성 대책에 그칠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