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목 구멍을 동면장소로 이용한 지리산 반달가슴곰이 겨울잠에서 깨 머리를 내밀고 있다. (사진 출처: 국립공원관리공단)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지리산에 사는 발달가슴곰이 전년도보다 빨리 겨울잠에 빠졌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이 지난 12월 초부터 동면에 들어가기 시작해 1월 중순부터는 26마리 모두 동면에 들어갔다고 28일 밝혔다.

반달가슴곰 동면 시기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전체적으로 1~2주가량 빨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공단은 지난 12월 초부터 시작된 강추위와 적설로 인해 먹이활동이 어려워져 동면 시기가 빨라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이들 반달가슴곰이 좋아하는 동면 장소는 바위굴과 나무굴인 것으로 조사됐다.

공단이 2009년 겨울부터 2011년 겨울까지 반달가슴곰 17마리가 동면한 24곳을 조사한 결과 동면 장소는 바위굴(12곳, 50%), 나무굴 (10곳, 41.7%), 탱이(2곳, 8.3%) 순으로 많았다. 탱이는 조릿대를 이용해 만든 둥지다.

공단에 따르면 곰은 동면을 위해 잠자리에 낙엽이나 나무줄기를 끌어 모으고 몸을 웅크려 최대한 체온을 유지한 채 잠을 잔다.

바위굴의 경우 미로형태이면서 입구 외에는 공기유입이 차단된 구조로 돼 있어 동면 장소로 적합하다.

공단 종복원기술원 권철환 원장은 “동면 시기는 먹이량이나 기상 여건에 따라 차이가 있고, 동면장소도 서식지 환경이나 기온 등에 따라 선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겨울 산행을 할 경우 샛길출입을 자제하고 큰 소리로 떠들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권 원장은 “반달곰은 가수면 상태에서 동면하기 때문에 인기척을 느끼게 되면 동면장소를 옮길 수 있다”면서 “그 과정에서 에너지가 소모돼 탈진 위험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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