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한 달여가 지나면 새 정권이 들어선다. 지나간 역사를 통해 앞날을 살아가는데 교훈 삼고 경계 삼으라는 말이 어딘가에 기록돼 있다. 그렇다면 과거 5년을 한번 되돌아보자. 민심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지도자의 독선과 친인척과 측근세상이 되고 말았으니, 이는 마치 조선 중기 4대사화가 온 나라를 뒤덮던 암흑기가 오버랩 되게 했다.

 

점입가경(漸入佳境)인 것은 기득권 세력이 판을 치고, 나아가 지도자의 그릇된 신앙관으로 인해 종교마저 종교권력이 되어 부패와 타락의 빌미를 제공했으며, 늘 꼬리표처럼 따라 다니는 편파와 편향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이 나라는 다툼과 분쟁이 끊이지 않았으며 하나가 못되게 해 왔다.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은 있으나마나한 그저 사치스러운 표현이 되고 말았으니, 역대 최악의 정권이란 평가는 당연하지 싶다. 권력을 휘두르던 친인척과 측근의 말로(末路)가 이 모든 것을 증명하고 있으며, 심지어 지도자의 어그러진 편향적 종교관으로 인해 종파 간 대립이 끊이지 않았고, ‘10당 5락’과 같은 금권선거가 난무하게 했고, 교회세습이 당연한 기독교 문화로 자리 잡았으며, 온갖 부정의 근원지가 되어, 기독교의 부패와 타락이 마치 중세 종교개혁의 전야와 같이 된 지난날이 명확히 증명하고 있다.

출범 당시 국민 대통합과 실용주의와 중도를 표방한 현 정권은 통합 대신 다툼과 분쟁과 분열을, 객관성에 입각한 실용이 아닌 독선으로 일관했으며, 중도가 아닌 사대주의 경향과 원칙 없이 지극히 치우친 보수를 택함으로써 온 나라 온 국민을 늘 격분케 해 왔다.

이제 새로운 정권이 인수위를 통해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정권의 과오를 되풀이한다면 이젠 국민들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

새로 들어설 박근혜 정부는 국민들 앞에 많은 약속을 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과거 5년 동안 갈라지고 흩어지고 미워하고 억울했던 마음들을 통합이란 화두 아래 치유하며 하나 되게 해야 하는 일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선 버락 오바마 제2기 정부가 출범하면서 “분열을 넘어 하나 된 미국건설을 위해 대통합의 길을 걷겠다”고 다짐했다. 이처럼 지금 세계는 국가 위기를 통합이란 기치 아래 하나 되기를 갈망하며 제2의 도약과 번영을 꾀하려 몸부림을 치고 있다.

우리도 지난 대선을 통해 여실히 보여준 갈등부터 해소해야만 한다. 갈등 해소를 위해선 소통과 인정과 배려 그리고 연대가 절실하다고 봐진다. 우선은 박근혜 당선인을 선택하지 않은 48%와 소통해야 한다. 그중 65%나 차지하고 있는 2030세대를 위한 배려 섞인 정책이 필요하며, 그것이 우선 통합의 통로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이번 선거를 통해 ‘50대의 반란’이란 별칭까지 얻어낸 50대 나아가 5060세대다. 이 세대는 50대의 반란이란 별칭처럼 전체 유권자의 19.2%를 차지하면서 89.9%라는 최고 투표율을 보였다. 그중 62.5%가 박근혜 당선인을 지지했으며 37.4%가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면, 이들을 위한 배려 또한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거국적 시각에서 바라볼 때, 왜 50대의 반란이 일어날 수 있었는가를 면밀히 분석하고 답을 찾아 앞날을 설계해 나가는 것이 현 시점에서 중요한 요체가 될 것이란 점이다.

오늘날의 5060세대는 이 나라 산업화 현장의 막내면서도 민주화의 기수였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한편으론 ‘잘살아보세’를 외치며, 한편으론 독재와 맞서 오늘날의 민주주의를 이루어낸 오늘날의 산업화된 민주국가를 건설하는 데 일등공신이라는 점을 또한 잊어선 안 될 것이다. 문제는 그러함에도 산업화의 보상도 민주화의 보상도 이들에겐 냉혹하리만큼 허락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이 사회와 나라로부터 소외받는 계층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사실이다. 더 나아가 이들은 오늘날 한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요, 사회와 나라의 기둥으로 중심을 잡아 줄 위치에 있다는 점, 바로 이들의 반란이기에 우리는 숙연한 자세로 깊이 있게 이들의 선택을 인정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언급했듯이 2030세대 가운데서도 34%나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다는 사실, 또 5060세대 가운데서도 37.4%가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는 사실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진보와 보수를 세대 간 갈등관계로 무조건 몰아가서는 안 된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는 대목이다. 즉, 통합이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 다수결이 통합의 절대적인 요건이 될 수는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만 한다. 이 같은 오해와 오류는 획일적 통합의 폐단을 발생시킬 수 있으며, 이는 또 다른 갈등을 초래함으로써 제3의 혼란의 원인이 된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야 한다.

통합이 아닌 다름은 분명 대립과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다양성을 인정해야만 하는 산업화된 민주사회에서 ‘다름의 문화’는 반드시 필요하고 또 인정받고 존중 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점도 함께 깨달아야만 한다.

결론적으로 통합이 아무리 중요한 덕목이라 할지라도 계층 간 획일적 통합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며, 획일적 통합은 자칫 소외 계층을 포함한 약자의 목소리를 덮는 통합의 모순으로 자리 잡게 될까 우려를 하는 것이다.

이제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대한민국은 억울한 사람과 소외계층이 없는 소통과 인정과 배려가 넘치는 통합의 나라로 발돋움해 나가기를 소망해 본다. 다양성이 인정받는 통합의 길로 하나가 되고, 남북이 하나 되는 계기를 만들어, 21세기 동북아의 중심 나아가 세계의 중심이 되어 인류평화를 이루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