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피 메모리즈’ 1등 사연의 주인공 한수지 씨가 밝게 미소 짓고 있다. 해피 메모리즈는 지난해 본지 인터넷 신문 뉴스천지와 수입시계 유통 전문업체 (주)거노코퍼레이션이 공동 진행한 효 이벤트로 한 씨에게는 고급시계가 부상으로 주어졌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뉴스천지 孝이벤트‘ 해피 메모리즈’ 1등 사연 주인공 한수지 씨
홀로 자매 키우신 아버지 그 감사함 편지에 담아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아빠에게

아빠! 초등학교 때 이후 이런 것 쑥스럽다고 안 쓰던 막내딸이 이번 기회에 진심을 담아 편지 한 통 써. 하루를 일로 보내는 아빠에게 내 편지가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지…. 너무 늦은 건 아닐지 미안함이 드네. 내 생활하기 바쁘다고 조금만 고개 돌리면 되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 그냥 지나쳤던 날들이 너무나 많아.

50평이나 되는 좋은 집에서 살던 우리가 엄마 빚 때문에 밑바닥으로 가라앉았을 때, 그때는 왜 그렇게 아빠를 원망했는지 모르겠어. 내가 초등학교 3학년이었으니까 뭘 몰라도 한참 모를 때긴 하지.(중략)

그런데 사람은 진짜 어리석은 존재인 것 같아. 언니 고등학교 졸업하고 필리핀으로 유학 보냈을 때 아빠가 의지할 수 있는 건 나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매일 나가서 놀다가 늦게 오고 아빠 속 썩이는 일들만 하고 반항하고….

아빠한테만큼은 정말 그러면 안 된다고 마음 속으로는 느끼면서 왜 행동을 그렇게 못했는지. 진짜 어리석었던 것 같아.(중략)

내가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다 아빠 덕분이야. 내가 나쁜 길로 빠지지 않고 바르게 자랄 수 있었던 것도, 언니가 아빠 뒷바라지 덕분에 필리핀에서 유학생활 잘하고 와서 영어선생님이 될 수 있었던 것도 다 아빠 덕분이야. 아빠가 아니었으면 우리도 이렇게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지 못했을 거야.

제일 자랑스럽고 사랑하는 우리 아빠,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우리 아빠 정말 많이 사랑해요.


[천지일보=김성희 기자] 이 글은 지난해 12월 본지 온라인 사이트인 ‘뉴스천지’에서 진행된 ‘해피 메모리즈’ 이벤트에서 1등으로 선정된 한수지(19, 경기도 수원시) 씨의 편지 중 일부이다.

초등학교 3학년 무렵 한 씨의 어머니는 빚을 진 채 편지 한 장과 치킨 한 마리를 시켜 주고 집을 나갔다. 사정을 모르던 한 씨는 아버지를 원망했다. 하지만 한 씨의 아버지는 묵묵히 사랑으로 두 자매를 키워냈고 헤아릴 수 없는 그 사랑에 감사함을 한 씨는 편지에 담았다.

“지금까지 아빠한테 진심을 전해본 적이 없었어요. 무뚝뚝한 성격이라 직접 편지를 드리진 못해도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가 있어 마음을 전하게 됐어요. 아빠가 힘들어 할 때 위로해드리지 못해 많이 미안했어요.”

홀로 자매를 키우며 생계를 위해 쉬지 않고 일하던 한 씨의 아버지는 밤마다 눈물을 삼켰다. 그 모습을 보며 한 씨는 아버지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마음으로 느꼈다. 받아들이기 힘든 가정형편과 어머니의 부재에 화도 많이 내고 아버지의 관심을 귀찮아만 했던 한 씨.

자녀만을 바라보며 올바로 키우겠다는 일념으로 재혼도 하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온 아버지에게 한 씨는 이제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싶다.

“저도 이제 성인이 됐고 아빠도 연세가 드신 만큼 앞으로 함께할 수 있는 동반자같이 옆자리를 채워드리고 싶어요. 아버지 이야기도 많이 들어드리고 추억도 만들 거예요.”

한 씨는 이벤트에 당첨됐다는 소식에 자신의 사연이 다른 이에게 공감이 되고 진심이 느껴졌다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행가이드가 꿈이라는 한 씨는 올해 대학에 합격해 관광경영학과에 진학하게 됐다. 아버지도 합격 소식에 많이 기뻐하셨다며 밝게 미소를 지었다.

“대학등록금 부담도 만만치 않은데 장학금 받도록 열심히 공부할 거예요. 졸업하면 돈 많이 벌어 아빠가 꼭 가보고 싶어 하던 베트남 여행을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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