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학생이 교실에서 급우에게 산탄총 발사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미국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로 총기 규제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고등학교 교실에서 학생이 급우에게 총을 쏘는 사건이 벌어졌다.

10일(현지시간) 오전 9시께 로스앤젤레스 북쪽 컨 카운티의 태프트 고등학교 과학관 2층 교실에 이 학교 학생이 샷건을 들고 들어와 학생 한명을 향해 발사했다.

곧이어 범인은 다른 학생에게도 총을 쐈지만 빗나갔다.

총에 맞은 학생은 응급 헬리콥터에 실려 50㎞ 떨어진 베이커스필드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중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역 언론은 보도했다.

교실에 있던 교사는 이마에 산탄이 스쳤지만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될만큼 가벼운 상처에 그쳤다.

당시 교실에는 20명이 넘는 학생들이 있었지만 교사의 인도에 따라 뒷문으로 안전하게 대피했다.

교사는 달려온 다른 교사와 함께 총을 쏜 학생을 설득해 총을 내려놓도록 한 뒤 경찰에 넘겼다.

교사의 침착한 대응으로 불과 20분만에 사태는 진정됐다.

출동한 경찰은 이 학생을 구금하고 사건 경위와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도니 영블러드 컨 카운티 경찰국장은 "범인은 16세의 이 학교 학생"이라면서 "범인은 교사에게 '선생님을 쏘고 싶지는 않다'면서 쏘려던 학생 이름을 댔다"고 밝혔다.

경찰은 범인의 호주머니에서 20발이 넘는 탄환을 찾아냈다.

코네티컷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이후 이 학교에도 무장 경비원이 배치됐지만 이날 출근길에 눈이 많이 와서 아직 출근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경찰은 신고를 받은 지 1분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총격 사건이 벌어지자 학교 당국이 학생들을 일단 학교 운동장으로 대피시키고 학교 건물을 봉쇄했다.

경찰은 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가 교실 하나하나를 모두 수색하면서 추가 피해자나 공범이 있는지를 확인했다.

학교 일대는 소식을 들은 학부모들이 차를 몰고 달려와 큰 소동이 벌어졌다.

컨 카운티 베이커스필드의 23ABC 방송은 제보자가 학교 건물 안 옷장 속에 숨어서 총격사건 발생 사실을 전화로 알려왔다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약 200㎞ 떨어진 태프트는 주민 1만여명의 소도시로 주민 대부분은 농업이나 석유 관련 산업에 종사한다.

태프트 고등학교는 9학년부터 12학년까지 약 900명이 재학 중이다.

이 사건은 총기 규제 태스크포스를 맡은 조 바이든 부통령이 총기 사건 피해자와 총기 소유를 옹호하는 관련자들을 면담하는 날 벌어졌다.

지난달 15일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27명이 숨지는 참사가 일어나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강력한 총기 규제를 약속했고 바이든 부통령에게 특명을 내려 특별팀을 이끌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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