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 악화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건설경기 침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대한건설협회에서 조사·발표한 2012년 3/4분기 상장건설사 111개사 경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성과 안정성 지표는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익성 지표 및 영업활동 현금 흐름은 부진해 전반적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는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 감소와 차입금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39%p 하락한 222.5%를 기록했다. 특히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업체의 비중이 50.5%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건설사 절반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3/4분기 국내건설매출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주택·부동산시장의 부진 및 공공공사 발주물량 감소로 전년 동기보다 5.5% 감소한 54조 5000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해외공사의 호조에 힘입어 전체 건설매출액은 7.1%의 증가를 나타냈다.

실제 3/4분기 전체 건설매출액(87조 8000억 원) 중 해외건설매출은 33조 3000억 원에 달하는 등 해외매출 비중이 2007년 12.3%에서 38%로 증가했다. 국내건설시장의 부진을 해외진출 확대를 통해 만회하고 있는 것이다.

업체 간 매출비중 격차도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위 내 업체의 건설매출액은 2011년 9월 누계로 42조 8000억 원에서 48조 2000억 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반면 11위 이하 업체는 같은 기간 39조 1000억 원에서 39조 6000억 원으로 전년 수준에 그쳤다.

수주잔액도 10위권 내 업체는 2008년 183조 원에서 지난해 9월 현재 249조 8000억 원으로 66조 8000억 원이 늘었다. 이에 반해 11~30위권 업체는 82조 9000억 원에서 79조 3000억 원으로 오히려 3조 6000억 원 감소했다.

유동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3.1%p 증가한 124.1%를 나타냈으며 부채비율은 수주물량 감소에 따른 공사선수금 감소 등으로 175.4%에서 168.2%로 7.2%p 하락했다. 차입금의존도도 전년 동기 대비 0.5%p 상승한 25.8%를 기록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부진한 경영성과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건설사들의 구조조정과 혁신이 필요한 것은 물론, 낙찰율 제고를 위한 입·낙찰시스템의 개선, 금융권의 건설업계에 대한 가중금리 해소 등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정부의 지원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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