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면수심이라는 말이 있다. 얼굴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그 속은 짐승과 같다는 말로 사람은 그 겉모습만 보고는 알 수 없다는 뜻이다. 특히 요즘처럼 수상하고 어지러운 시대에 ‘인면수심’이라는 말이 그저 남의 일처럼 들리지 않는다.

천륜과 인륜, 인의예지가 땅에 떨어진 시대에 텔레비전, 라디오, 신문 등등 소식을 접할 수 있는 온갖 미디어들이 쏟아내는 눈살 찌푸려지는 사건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우리들의 생활 속을 파고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디어의 범람, IT기술의 발달 등이 인류의 문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술의 발달로 이득을 보는 이들이 있을 것이며, 시대적 요구도 있었을 것이다. 흔히들 말하는 문명의 이기(利器)에도 일장일단이 있다. 이 말인즉 칼이 의사에 손에 들리면 생명을 살리는 이기(利器)가 되지만 강도의 손에 들리면 생명을 해치는 흉기가 된다는 말이다. 이처럼 미디어의 범람, 발달 또한 누군가에게는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이기(利器)가 되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가장 밑바닥을 보여주는 흉기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그 누구보다 언론과 언론인이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이들이 올바로 깨어있지 않으면 결코 미디어는 문명의 이기가 될 수 없다. 언론이 좌로나 우로나 한 방향으로 치우쳤다면 이는 절대 언론이라고 할 수가 없다.

본지가 중도개혁(中道改革)을 내세우며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주변에서 흔히 듣던 말이 ‘중도를 내세우면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었다. 보수 아니면 진보에 익숙한 세상이니 그들 생각에는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닌’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분명 걱정과 우려 속에 나온 말이었으리라.

본지가 지향하고자 하는 ‘중도개혁’은 정치적 이념과 색깔을 떠나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진실을 추구하며 ‘옳은 것은 옳다 그른 것은 그르다’라고 할 수 있는 용기이자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본래의 모습으로 회복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본지가 추구하는 ‘중도개혁’이다. 보수이기에, 진보이기에 잘하고 못했다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순리, 즉 이치와 진리에 비추어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언론이 해야 할 일이며 사명감 있는 언론인이 만들어가야 하는 언론의 길이다.

혹여 ‘언론의 길’이 언론인만이 걸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먼저는 언론인이 언론의 길을 잘 닦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때 1인 미디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이는 개개인이 언론인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때로는 언론보다 개인 블로거들의 역할이 클 때도 있다. 일명 파워 블로거들의 입김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어디 이뿐이랴. 스마트폰이 일상이 된 만큼 이제 손가락 하나만으로도 세상을 들었다 놨다하는 세상이 됐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단 한 줄만으로도 그 파급효과가 어마어마한 SNS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다시 말해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단 한 줄의 글로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직업이 언론인이 아니라 할지라도 일상이 언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일상이나 생각을 가감없이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올려 이슈가 되기도 하고 사회적으로 파장을 불러오는 일도 적잖게 일어나고 있음을 이미 많은 사건들을 통해 접한 바 있다.

옛말에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 갚는다.’는 말이 있다.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는 말도 있다. 둘 다 말의 중요성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오래 전부터 전해오던 속담이지만 외려 요즘 같은 시대에 더욱 중요한 말이라 할 것이다. 미디어가 한정되어 있을 때야 모르지만 이제 더 이상 연예인, 공인, 유명인들만이 말을 삼가고 조심해야 하는 세상이 아니다.

내가 무심코 올린 한 마디 말이 누군가에는 비수가 될 수도 있고, 세상과의 연을 끊게 하는 흉기가 될 수도 있다.

어느 광고에 보니 ‘욕’을 쓰지 않고 대화해보라 하니 그 대화가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충분히 아름답고도 듣기 좋은 말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왜 거칠고 험한 말들을 사용하는지 모르겠다.

축복하고 사랑하고 용서하고 함께하는 아름다운 말들은 거세개탁(擧世皆濁)한 세상을 깨끗하게 회복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 세상이 타락했다고 한탄하면서 이를 변화시키기 위해 별다른 노력도 하지 않고 저주하고 핍박하는 말만 한다고 세상이 새로워지지 않는다.

말 못하는 식물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어루만져주면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건강하게 자란다고 한다. 세상을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기 좋은 곳으로 회복시키고 변화시키고 싶은가. 진정 그런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우리 서로 축복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아름다운 마음가짐, 올바른 정신, 축복하고 사랑하는 입(말)만 있다면 분명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아름다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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