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지연 기자] 제빵업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가열되는 가운데, 소위 유통재벌의 직영 빵집이 논의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져 반발이 일고 있다. 이들 제품은 기업형수퍼마켓(SSM)과 편의점 등을 통해 판매되며 동네 상권의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고 있어 논란을 비켜가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동반성장위원회는 다음 주 본회의를 거쳐 27일경 중기적합업종 논의 결과를 발표한다. 동네빵집의 입장을 대변하고 나선 대한제과협회가 제빵 프랜차이즈의 확장을 막기 위해 중기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동반위가 신규 출점 자체를 ‘동결’하는 수준의 발표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특히 프랜차이즈 1위 업체인 파리바게뜨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파리바게뜨 매장은 전국 3100개 정도. 올 한해 50여 곳에 신규출점했으며, 지난 2005년부터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해 중국, 미국, 베트남 등에 총 136개의 매장을 오픈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이미 공정위의 모범거래기준을 준수하고 있는데, 중기업종 지정으로 신규출점에 추가 제한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파리바게뜨가 국내 출점을 자제하고 해외에서 성장동력을 찾겠다고 선언했던 만큼 국내 신규출점은 어느 정도 양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파리바게뜨 측은 “해외 매장이 아직은 초기단계에 있다. 본사의 국내 영업활동이 위축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롯데, 신세계, 홈플러스 등 유통대기업이 마트 내부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빵집은 논의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져 프랜차이즈 업체가 형평성에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해당 빵집은 이마트가 111개 매장에서 운영하는 ‘데이앤데이’, 롯데마트 97개 매장에 입점한 ‘보네스뻬’, 홈플러스 내의 ‘아티제’ 130곳 등이다. 게다가 동네상권과 맞물린 SSM에도 463개의 직영빵집이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도 이들 브랜드의 빵을 취급한다. GS25와 세븐일레븐이 크리스마스 시즌에 판매하는 케이크는 롯데 보네스뻬 제품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편의점 각 브랜드가 전국에 6000~700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동네 빵집뿐 아니라 프랜차이즈 가맹점도 그 영향을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제빵 프랜차이즈 1위인 SPC그룹은 파리크라상(파리바게뜨) 매출이 전체 그룹 매출의 47%(2011년 기준)다. 이외에 삼립·샤니, 던킨도너츠, 가맹점 생지 판매분 등 나머지 제빵 매출이 40%가량을 차지한다. 2위 업체인 뚜레쥬르는 CJ그룹 계열사인 CJ푸드빌에 속한 브랜드로, 푸드빌 전체 매출의 40%를 구성하고 있다.

제빵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 해 동안 계속된 제빵 업계의 갈등이 이제는 마무리되길 바랄뿐이다. 서로에게 100%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기는 힘들다고 본다. 동반위의 현명한 조율을 기다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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