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CK가 그리스도인들에게 이웃종교인과 평화롭게 사는 삶을 당부하는 호소의 글을 일간지에 실었다.

“사찰·조계종에 진심으로 사과”… 한국교계 향해 ‘평화의 삶’ 당부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지난 8월 목회자에 의해 발생한 동화사 훼불사건을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더불어 한국교계에 이웃종교인과 평화롭게 사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요청했다.

5일 NCCK는 일간지 지면에 ‘동화사 훼불 사건에 부쳐’라는 제목의 사과 성명을 김영주 총무의 명의로 실었다.

김영주 총무는 성명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모든 이들을 대신해 이번 일(동화사 훼불)로 인해서 상심했을 동화사와 조계종에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다.

이어 “특히 동화사의 많은 스님과 불자들의 상심한 마음에 어떤 위로를 드려야할지 몰라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라면서 “과오의 정당한 청산을 위해 가능한 선에서 정신적, 물질적 보상을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밝혀 피해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김 총무는 한국교계를 향해 “이와 같은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스스로 반성하고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이번의 불미스런 일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그리스도인들은 자기성찰을 통해 이런 일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동화사 훼불사건은 지난 8월 20일 새벽에 발생했다. 동화사에 따르면 울산에 사는 성모(43) 목사는 이날 새벽 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 대웅전 앞마당까지 차량을 몰고 들어갔다. 그는 법당에 들어와 30여 분간 두리번거리다가 불상을 노려본 뒤 내부에 있던 법화경과 선문절요 등 불교경전 8권을 찢었다.

뒤이어 성 목사는 대웅전 뒤에 있는 산신각으로 이동, 벽화와 탱화에 욕설이 섞인 낙서를 했다. 이후 그는 산신각 바로 옆에 있는 조사전에 들어가 청수 그릇과 향로에 소변을 봤다. 당시 동화사 스님과 신도들은 내부에서 기도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더 큰 충격에 휩싸였다.

김영주 총무는 사과 성명과 함께 그리스도인들에게 이웃종교인과 평화롭게 사는 삶을 당부하는 호소의 글을 내보냈다.

그는 개신교인들을 향해 “평화는 참으로 소중한 것이다. 평화란 마치 좋은 밭과도 같아서 인간정신은 이 속에서 온갖 아름다운 문화로 열매 맺어가게 된다”면서 “또한 그렇기 때문에 평화를 가꾸고 지키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을 자청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타종교와의 갈등 상황과 관련 “오늘에 이르러 이웃종교에 대한 정의롭지도, 평화롭지도 않은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복음의 길이 모두 파괴되는 결말을 보게 될 것”이라며 “더욱이 지구의 또 다른 곳에서 이웃종교인들에 의해 고난받는 그리스도인들이 있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일”이라고 호소했다.

이를 위해 김 총무는 이웃종교와의 평화의 삶을 살아가기 위한 몇 가지 사항을 요청했다. 그는 ▲‘타종교’라는 말 대신 ‘이웃종교’라는 말을 사용 ▲종교 간의 차이를 찾기보다는 공통점 먼저 찾기 ▲이웃종교와 평화로이 사는 방법 그리고 ‘삶의 연대’에 대해 가르치고 배우자 ▲이웃종교들과 대화하기 ▲그리스도교 신앙의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자 등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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