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철 양양군수 

지난 10월 30일, 설악산 대청과 중청에는 서설이 내렸다. 지난해보다 10일 빠르게 첫눈이 내린 설악을 올려다보며 많은 감회에 젖었다. 오색케이블카 설치에 관한 일들을 생각하다가, 첫눈으로 더욱 아름다운 설악산을 바라보면서 과연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며 상생하는 일은 무엇일까 골똘히 생각해 봤다.

3만 양양군민의 오색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염원과 노력은 10여 년 동안 너무나도 간절하였으며 진정으로 험난한 여정이었기에, 지난 6월 26일 국립공원위원회의 시범지역 부결 발표는 우리 지역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그동안 오색케이블카에 기대를 걸었던 군민들의 상실감은 이루 필설로 다할 수가 없는 사건이었다. 그러나 그 충격으로 무작정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고, 다행히 뜻있는 분과 지역주민들의 열정적인 참여, 우리 군 실무자들의 헌신적인 업무노력으로 금번에 다시 공원계획변경 신청서를 재작성하여 지난 6일 환경부에 제출했다.

이번에 제출한 신청서는 주봉인 대청봉에서 1㎞ 이격된 곳을 찾아 상부정류장을 설치하는 안으로 환경부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였고, 환경성 문제도 완벽히 보완했다. 이를 위해 강원도와 우리 군 실무자들의 수십 번에 걸친 현지조사, 통증주사를 맞아가면서, 야간동식물 조사로 비바람에 시달리며 여러 날 산속을 헤매면서, 용역 직원들은 다리 연골이 손상되는 어려움까지 겪으며 오직 열정을 다했다. 이런 헌신적인 노력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아름다운 도전을 다시금 하게 된 것이다.

이에 케이블카 설치 시범사업 재선정을 위한 모든 분의 노력에 감사를 드리며 양양군수로서 3만 군민과 함께 환경부의 긍정적인 결단을 촉구하는 바이다. 오색케이블카의 설치는 우리 지역의 절체절명의 숙원사업일 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설악의 비경을 세계 만방에 알려 관광선진국을 이룩하는 일이다. 모든 사회적 약자도 설악산의 자연과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행복추구권을 실현하면서, 국내외 관광객을 불러 모아 지역의 침체된 관광경기를 활성화하는 가장 확실한 대안인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등산객들의 무분별한 발길에 밟혀 신음하는 설악산을 살리고자 하는 데 더 큰 이점이 있다. 케이블카를 무조건 금기시하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케이블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연을 보호하는 자연환경 보호시설이라는 데에 인식을 같이하는 신선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병중에 신음하고 있는 설악산이 오색케이블카로 인해 병이 쾌차하고 자연의 상처가 회복되어 언제까지나 인간과 함께 공존하고, 우리의 후손에게도 놀랍도록 아름다운 설악산을 물려줄 수 있다면, 오색케이블카 설치야말로 설악산이란 천혜의 자연을 위해 가장 합당한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다. 중국이나 일본, 캐나다, 호주, 스위스 같은 나라는 케이블카를 관광전략산업으로 육성하여 엄청난 관광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해마다 아웃바운드 관광으로 엄청난 관광수지 적자를 기록하는 우리나라의 관광정책도 이런 점을 짚어, 환경부도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에서 관광한국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지난 12년을 지지부진하게 끌어오던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만큼은 반드시 실현함으로써, 군민들의 좀 더 행복한 삶과 복지 향상, 그리고 지역경제 활성화, 설악권의 관광인프라 구축을 이뤄낼 것이다. 이제 우리의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은 9부 능선을 넘었다. 몇몇 사람들보다 모두가 함께 꾸는 꿈으로, 우리의 오색케이블카가 반드시 설치될 수 있도록 군민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부탁드린다. 진정으로 우리 모두가 함께 꾸는 꿈일 때, 케이블카는 오색의 하늘을 무사히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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