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軍보다 黨에 힘 실려..현철해 직위변동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체제'의 북한이 당ㆍ정ㆍ군 전방위에 걸쳐서 충성도 등에 대한 인물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20일 기자들에게 "김정은이 지난 4월 후계를 공식 승계한 이후 `당→정→군' 순으로 주요 인물들에 대해 충성도와 비리 등에 대한 검증(검열) 작업을 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검증 작업은 평양에서부터 시작해 현재 지방단위까지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검증 결과에 따라 일부 문제가 보이는 사람들은 직위는 그대로 두고 계급을 내린다든가 인물을 교체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인물 교체를 대규모 숙청으로 표현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리더십 교체에 따라 김정은의 사람들로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북측이 지난달부터 군에 대한 집중적인 인사를 하고 있으며 현영철 총참모장과 김영철 정찰총국장에 이어 최부일 부총참모장도 대장에서 상장으로 강등된 것으로 판단했다. 최부일의 직위도 기존 김명국이 맡고 있던 작전국장으로 변경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영철은 차수에서 대장으로, 김영철은 대장에서 2계급 아래인 중장으로 각각 강등된 것으로 전해진 상태다.

통일부는 이들 북한군 주요 인사들의 잇따른 계급 강등과 관련, 지난달 북한군 병사가 개성공단 지역에서 근무하다가 상관을 사살하고 남쪽으로 귀순한 사건에 대한 문책성 인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단순한 문책보다 리영호 총참모장 숙청 등과 같은 김정은의 `군 길들이기' 차원으로 보고 있다.

통일부는 현철해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도 19일 김정은의 공개활동 수행자 명단에서 빠져 직위 등에 변동이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정은이 19일 방문한 기마중대는 현철해가 총국장을 맡은 후방총국 직속 부대로 알려져 있다. 현철해가 수행자 명단에 제외된 것은 아무래도 어색하다는 것이 정부 당국의 판단이다.

통일부는 최근 들어 강등된 김영철에 앞서 호명되는 박정천(중장)은 상장으로의 승진이나 직위 상승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통일부는 상장에서 대장으로 복권된 김격식은 부총참모장급 자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직위를 맡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숙청된 리영호보다 현영철의 서열이 뒤로 밀리는 등 전체적으로 군보다는 당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요 군 인사들의 계급 강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최고권력자인 김정은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원래 계급으로 복권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또 북한의 경제개선조치와 관련, "9월께 초안 정도를 준비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언제 어떤 식으로 시행할지는 모른다"면서 "다만 현재 분야별, 지역별로 특성에 맞게 시범적으로 실시하는 정황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의 새로운 경제개선조치가 과거 7ㆍ1조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조선신보 보도 등을 통해서 보면 외자 유치와 수출경쟁력 확보, SOC(사회간접자본) 건설 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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