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MBC는 한때 정의의 편에서 구석구석을 누비던 정의의 나팔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언론의 정의는 변질되고, ‘카메라 출동’같이 정의롭던 취재보도시절은 시청자의 뇌리에 한갓 그리운 추억으로만이 남게 되었다. MBC가 작금에 방송 운영의 기로에 서서 세인들 입방아의 씹을 거리로 전락한 모습은 참으로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방송의 현실이 오늘에 이르기까지는 몇 가지 이유가 있어 보인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보도행태일 것이다. 취재보도는 취재기자의 팩트(fact, 사실 또는 사건)에 의해 기사화 되고 보도되는 게 보도의 기본이며 본질일 것이며, 또 깊이와 그 중요도에 따라 심층적 취재와 분석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피디에 의해 사전 답과 결론이 미리 결정되고, 그 방향으로 기획 취재하는 기형적 보도행태가 우리 방송에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취재행태는 취재 과정 시 나타나는 새로운 팩트가 있다 하더라도 이미 정한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는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PD(producer, 기획 제작 연출자)란 말 그대로 방송의 기획․제작․연출을 책임지는 고유의 업무기능을 가졌음에도 취재기자의 영역까지 침범하게 되므로 나타나는 불합리성인 것이다. 바로 이러한 고유기능에서의 이탈(離脫)이 오늘의 MBC를 가져오게 했음은 물러설 수 없는 분명한 사실이다.

이같이 모순된 기획과 취재에 의한 보도행태는 과연 어디서 기인된 것일까. 군사정권(軍事政權)의 잔재라 봐지는 것은, 불법정권탈취의 당위성을 위한 선전과 홍보전의 하수인 역할로 급조돼 활용되던 부유물인 것이다. 이로써 나타난 기획취재, 의도된 기획에 따라 취재해야 하는 모순되고 유전돼 내려오는 피디들의 취재는 오늘날 보도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절대적 원인이 되고 말았음을 인정해야만 할 것이다.

연일 끊이지 않는 MBC 보도의 사실여부를 가리는 진실공방, 그리고 법정싸움으로 인한 정정 및 반론보도는 지금까지 언급한 기획취재의 문제점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 대표적 예를 한번 살펴보자.

‘보도문’, “주식회사 문화방송은 2007.5.8 방송한 ‘PD수첩’ 프로그램에서, ‘한 남자가 해머를 들고 문을 부수는 장면과 함께 같은 장면 하단에 폭행 가출 부모까지 고소한다’는 자막을 방송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위 장면은 신천지예수교회 측의 다른 관리업체가 과천시 별양동 소재 쇼핑센터 4층의 승강기 운행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승강기 기계실의 시정장치를 부수는 장면이지, 신천지예수교회의 교인이 직접 자신의 가족이나 다른 교인을 폭행하는 장면은 아닌 것으로 밝혀져 이를 알려드립니다.”

위 내용은 MBC PD수첩이 신천지에서 신앙생활을 하다가 불만을 가지고 죄를 짓고 나간 자와 일부 신천지교회를 음해하기 위한 거짓목자들에 의해 제보됐고, 그 제보를 받은 PD의 기획취재에 의해 다뤄졌던 ‘신천지 수상한 비밀’이란 제목의 PD수첩 내용이 허위보도였음을 인정하는 정정 및 반론보도의 일부분이다.

이날 보도된 내용 역시 피디가 직접 신천지교회와 현장에 나와 조목조목 취재해 갔으나, 거짓 제보된 내용으로 기획된 내용을 번복할 수 없어 현장 취재한 내용과는 상관없이 애당초 의도된 내용으로만 편집 보도한 결과, 신천지교회와 기나긴 법정싸움 끝에 서울 고등법원 제 13민사부의 ‘조정조서’에서 내려진 결론이다.

문제는 이 같은 거짓제보에 의한 내용으로 동년 12월에 또 한 차례 방영함으로 두 번에 걸쳐 PD수첩은 신천지교회에 대해 거짓 방송을 한 셈이다. 14가지 거짓 음해한 내용은 50분씩 두 번에 걸쳐 방송되었고, 이 보도를 접한 검찰은 면밀한 조사를 하기에 이르렀으며, 그 조사 결과는 ‘혐의 없음’으로 또한 결론이 났다.

그러나 50분씩 긴 시간 두 번에 걸쳐 보도한 거짓된 내용을 위 보도문과 같이 짧은 한마디 한순간으로 정정보도를 했으니 누가 진실을 제대로 알 수가 있을까.

모든 종교인과 온 세상 사람들에게 각인된 오해와 편견을 어떻게 씻을 수가 있겠는가. 언론의 역할과 사명과 중요성을 망각한 처사는 한 사람 한 가정 한 단체에 치명적 피해를 안기게 됐고, 나아가 국민들까지라도 사실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오해하게 했으니 국민들 또한 MBC로부터 피해를 입은 피해자임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끝으로 MBC는 물론 모든 방송을 포함한 언론사는 보도의 중요성을 다시금 인식하고 그 책임을 다하는 언론으로 거듭나기를 주문해 본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