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현재 중국 경제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통계된 GDP(국내총생산) 와 소비자물가지수 외에도 실물경제 데이터가 너나 할 것 없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다. 투자, 수출과 소비에 이르기까지 현재 중국 경제는 전면적인 불황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2011년 중국의 GDP 성장률이 9.24%까지 떨어졌다는 언급에도 많은 이들이 두 자리 수의 성장률은 아니지만 어찌 됐든 성장한 것 아니냐며 나름 만족스러운 성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중국 경제가 지금 얼마나 심각한 쇠퇴기에 접어들었는지 많은 이들이 전혀 모르고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서민들이 자주 애용하는 중국의 의류산업 대부분이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는데, 남성용 와이셔츠, 티셔츠, 가죽 제품, 바지, 니트 속옷, 캐시미어와 울 셔츠는 물론 심지어 줄곧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던 여성 의류 소매 부문마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저자는 ‘내수는 활발하다’고 주장하는 일부 전문가의 말에 절대로 귀 기울이지 말라고 충고한다. 이들은 사회소비품 전체 소매액이라는 적절하지 못한 도구로 경제를 진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통계 방식은 기업이 판매한 상품과 서비스의 숫자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 해당 소비 대상이 정부인지 기업 혹은 일반 서민인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저자는 “중국은 앞으로 수출이나 내수에서 지금까지의 영광이 한낱 뜬구름에 불과했다는 냉혹한 현실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 단편적인 예로 경제 도시 상하이를 들고 있다. 상하이의 경우 고속성장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기적적인 경제성장세를 기록하면서 극동아시아의 대표적인 대도시로 성장했다. 2008년과 2009년 상하이의 전체 경제 규모는 싱가포르와 홍콩을 뛰어넘었고 도쿄‧뉴욕 등 세계적인 대도시를 추월할 날도 멀지 않았다.

하지만 화려한 겉모습에 가려진 현실은 우려스러울 뿐이다. 상하이 시의 5년 동안의 GDP를 모두 합치면 약 6조 위안에 달하지만 이 중 고정자산 투자를 통한 성장률이 무려 2조 3000여억 원이나 된다. 상하이 시 정부가 주최한 경제 상황 분석 회의에서 시 정부 스스로도 대규모 투자를 통한 경제성장 방식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고 인정했다. 상하이의 모습은 중국의 현재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벼랑 끝에 선 중국 경제>는 중화권의 대표적인 경제학자 랑셴핑 교수가 높은 성장률을 자랑하는 중국 경제를 위기라고 지적하고, 그 이유와 앞으로의 중국 경제 전망을 살펴본 책이다. 경쟁력을 잃은 채 규모만 키우고 있는 중국 경제의 실상을 낱낱이 보여주는 이 책은 중국 정부가 제시하는 성장률의 허점을 날카롭게 짚어 내고, 각 부문의 실제 사례로 중국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를 여실히 들춰낸다.

저자는 중국이 경제대국에 올라서기는 했지만 경제 선진국에는 너무나 먼 불투명한 법제도, 경제의 불투명성, 경쟁력 없는 기업들, 개혁을 거부하는 정치체제가 중국 경제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말한다. 개혁 개방 이후 30여 년을 숨 가쁘게 달려온 중국 경제가 안고 있는 고민들을 가장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현재 중국의 현실과 중국 경제의 앞날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랑셴핑 , 쑨진 지음 / 책이있는풍경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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