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하자” vs “정책 먼저” 샅바싸움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단일화를 둘러싼 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후보 간 신경전이 팽팽한 양상을 띠고 있다.

문 후보는 후보 등록일이 25일인 만큼 얼마 남지 않은 시간표를 고려하면, 이번 주부터는 단일화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며 안 후보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1일 “가치연합, 정책연대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논의부터 시작하자는 것”이라며 “국민은 두 후보의 단일화를 열망하고 있고, 두 후보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손을 잡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면서 안 후보를 재차 압박했다.

반면 안 후보 측은 시종일관 느긋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에게 내놓을 종합적인 정책을 오는 10일 발표한 이후 단일화 논의에 들어가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문 후보 측은 단일화와 정치쇄신을 함께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안 후보 측은 먼저 정치쇄신을 한 후에 단일화 논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 측 정연순 대변인은 “10일까지는 (단일화 논의가) 사실상 어렵다”면서 “정치쇄신과 혁신이라고 하는 과제에 대해 국민이나 정치권이 시한을 정하지 않고 계속 토론하고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양측은 경선 방식에서도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문 후보 측은 조직력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론조사, 배심원제, 현장·모바일 경선 등을 선호하고 있다.

반면 안 후보 측은 여론조사 방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앞으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문 후보 측은 안 후보를 꾸준히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그러나 신경전이 계속 이어질 경우 국민의 피로감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이 와중에 새누리당은 야권의 단일화 논의를 두고 연일 ‘구걸·꼼수정치’라며 비난을 퍼붓고 있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단일화를 통한 일대일 대결 구도보다는 박근혜-문재인-안철수 ‘3자 구도’로 갈 경우 이번 대선에서 훨씬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단일화 논의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높임으로써 대선 정국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새누리당 국민대통합위원회 한광옥 수석부위원장은 라디오 방송에서 “국민은 두 후보가 합치면서 정책적인 가치나 감동을 줄 수 있는 정책이 같이 나올 것인지를 보고 있다”면서 “지금의 단일화가 감동을 주기에 충분치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고(故) 민주통합당 김근태 상임고문 계열의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는 1일 두 후보가 단일화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범야권 원로들의 모임인 ‘희망 2013·승리 2012 원탁회의’도 “구체적인 정치혁신을 위한 대화에 나설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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