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이 정부에서 과연 내가 그렇게 피하기만 해도 되는 건지, 나 혼자 편하기만 해도 되는 건지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을 했죠. 그 산을 걸으면서 내내. 등산을 오랜 시간 하는 것이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더라고요. 그 전에 희망제작소 일에 몰두하느라 제 인생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여유가 없었는데요. 백두대간을 걸으면서 아주 어릴 때부터 시작해서 최근의 일까지, 그리고 온 세상만사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내가 삶에서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할 그런 상황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오세훈 전 시장 사임과 무상급식 관련 주민 투표 얘기도 들리고, 여러 사람들이 오가면서 이렇게 된 거죠.”

박원순 서울시장이 선거에 나서게 된 동기다. 원래 박 시장은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에 후배들의 간곡한 요청에도 정치참여를 거부한 바 있다. 그래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를 했을 때 언론의 뭇매를 많이 맞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피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출사표를 내게 됐다는 것.

사실 ‘박원순 시정’ 1년을 맞는 지금 그 평가는 결코 나쁘지 않다. 오히려 ‘시장이 바뀌니 서울이 바뀌고 있다’는 강한 긍정의 메시지가 주류를 이룬다. 초보 행정가로서 상당히 높은 점수를 얻은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박 시장은 ‘스스로’에 방점을 찍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노’라고 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라든지, 자기 성장이나 발전에 투여할 수 있는 그런 여력이 없었죠. 그런 것을 하나하나 체크해서 공무원들의 복지를 증진시키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등 이런 것들을 굉장히 체계적으로 하고 있어요.”

그런가 하면 박 시장은 “간섭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정책”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 같은 정책의 요체는 ‘마을 활동’으로 나타났다.

“우리 공무원들에게 이렇게 얘기하는데요. 간섭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정책이다. 다만 그쪽에서 다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만드는 일은 우리가 해야죠. 그래서 제가 사단법인 ‘마을’이라고, 마을 활동을 쭉 해오던 사람들로 구성한 단체가 있어요. 거기에 중간 지원 기관으로 위탁을 줬어요. 거기서 웬만한 것은 다 알아서 할 거에요. 그건 건드리지 않고, 자체적으로 분위기가 생겨나도록 하는 거죠.”

이 책은 인터뷰어 지승호가 묻고 사회운동가 하승창, 정치인 송호창의 답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있은 지 1년이 지난 지금, 시민과 함께 승리한 서울시장 박원순의 희망정치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박원순 캠프에서 기획단장을 맡은 하승창과 대변인을 맡은 송호창과의 인터뷰를 통해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돌아보면서 박원순의 시정활동 1년에 대해서도 평가한다.

이 책에는 박원순이 선거 유세 때 말을 잘 못해서 생긴 일화들, TV토론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전달하지 못해 생긴 어려움, 시민들의 협박성 격려에 보인 감동과 눈물, 희망캠프 자원봉사자 이야기와 희망멘토단의 활약상 등 선거 과정의 모든 뒷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하승창‧송호창‧지승호 지음 / 글로세움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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