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곡동 사저부지(자료사진). (사진출처: 연합뉴스)

박재완 "특검과 무관하게 빨리 정리했다"

(서울=연합뉴스) 정부가 지난달 말 예비비 집행을 의결한 지 사흘 만에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를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8일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경호처와 공유지분(3필지 849㎡)으로 취득한 내곡동 사저 부지 463㎡를 사들이는 계약을 했다. 이달 4일에는 땅값 11억2천만원을 지급하고 등기이전 절차를 밟고 있다.

이번 계약은 정부가 지난달 25일 국무회의에서 매입비 11억2천만원에 대해 예비비 지출을 의결한 데 따라 이뤄졌다. 기재부 담당 공무원이 시형씨를 만나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감정평가액이 시형씨가 땅을 사는데 들인 11억2천만원보다 낮으면 감정평가액으로 사들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국감정원 등 두 곳에 맡겨 나온 감정평가액 평균치는 시형씨의 취득가보다 5억원 정도 비싼 16억원 가량으로 나왔다. 두 기관 사이의 차이도 900만원 가량밖에 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가 애초 매입을 결정한 것은 경호처가 취득한 국유지가 시형씨 명의의 사유지와 공유지분 상태여서 국유지 활용에 장애가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경호처 부지는 이미 작년 말 기재부가 넘겨받았다.

그러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을 수사할 특별검사 출범과 맞물려 정부의 신속한 매입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통합당 윤호중 의원은 지난 5일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내곡동 땅 매입을 특검 뒤로 늦추라고 압박했다.

박재완 장관은 "특검과 무관하게 빨리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야당 의원들도 국가가 사라고 독촉한 사안이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이번에 사들인 땅을 경호처에서 받은 국유지, 인근의 기존 국유지 등과 통합 관리하며 다양한 활용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총 9필지 가운데 6필지가 그린벨트여서 활용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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