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리핑하는 안희정 지사. (충남도)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안희정 지사가 유럽순방을 마치고 28일 충남도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했다.

안 지사는 지난 16~27일까지 우크라이나와 네덜란드, 폴란드를 방문해 우호교류협정을 체결했다.

안 지사는 간척지 해수유통 및 농업혁신 사례를 벤치마킹한 데 이어 세계혁신포럼에 참가해 특별연설을 하는 등 다각적인 활동을 펼쳤다.

특히 안 지사의 이번 유럽 순방은 비EU 동유럽 지역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고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하는 등 경제협력 뿐 아니라 평화 외교 행보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동유럽 교두보 확보 등 우호교류 확대

안 지사는 17일(이하 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을 방문해 안아톨리 블라디미로위치 모길려브 내각 수상과 경제통상·농업·관광 분야 등의 교류를 본격 추진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우호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크림 자치공화국은 경제적 잠재력과 구매력이 높은 대표적 프런티어 마켓이자 구 소련 3억 인구의 물류 거점 역할을 하는 중요 지역으로, 이번 협정은 충남기업의 비EU 동유럽 진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어 알렉세이 왈레리에위치 보야르축 얄타시장을 만나 도내 시군과 얄타시 간 관광교류 및 해양 관광자원 연계 교류 방안 등을 논의했다.

18일에는 우크라이나 심페로폴 자치구의 블라드미르 지바짜 시장과 시의회 의장을 만나 한국 농산물 등에 대한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만남은 일정에 없었지만 지바짜 시장이 요청해 이뤄졌다.

21일에는 네덜란드 델타래스사 틸만스 대표와 제이란트주 하이닝 부지사를 잇달아 만나 간척사업 후 생태 관리 문제에 대한 협력방안을 모색했다.

24일에는 폴란드 비엘코폴스카주를 방문 세계 혁신포럼에 참석해 특별연설을 하고 주의회를 찾아 자매결연 10주년 특별연설을 한 뒤 마렉 워즈니악 주지사와 간담회를 갖고 교류협력 발전 방안을 논의했고, 25일에는 ‘충청남도·비엘코폴스카주 경제인 간담회’를 여는 등 활발한 교류협력 활동을 이어갔다.

◆일본 겨냥해 피해국 연대 다지며 평화외교 눈길

안 지사는 유럽 순방 중 과거사·평화·연대·21세기 가치 등을 키워드로 하는 메시지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제대로 된 과거사 반성이 없는 일본을 겨냥해 대한민국의 외교적 입지를 강화시키는 데 기여하는 평화 외교 행보였다.

안 지사는 25일 마렉 워즈니악 폴란드 비엘코폴스카주 주지사를 만나 “일본 정치인들이 최근들어 그 역사를 잘못된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건 아시아 지역의 평화에 굉장히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 출장 중에 일본 노다 총리가 자기들은 할 만큼 했다고 얘기했다. 전쟁에 대해 사과할 만큼 하고 보상할 만큼 했다고 발언했다. 그런데 아직 그들은 새해가 되면 일본의 전범들이 안치돼 있는 신사를 참배한다.”며 “우리는 그런 태도에 분개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이에 워즈니악 주지사는 “일본의 만행에 대해 접할 기회가 있었다. 독일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해소됐다. 폴란드를 침략한 독일의 군국주의를 이끈 장군들의 묘지에 가서 참배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일본 정치의 미숙함이다. 용서를 빌고 실천을 이끌만한 빌리브란트와 같은 위대한 정치인이 일본에 나와야 할 것 같다.”고 화답했다.

또 안 지사는 24일에는 폴란드 비엘코폴스카 주의회 특별연설을 통해 “폴란드와 대한민국은 20세기 주권을 빼앗긴 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며 “용서는, 또 미래를 향한 화합과 국제적 연대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주도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정치와 민주주의 지도자들도 국가를 뛰어넘는 연대를 통해 전 세계 민주주의 질서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평화를 위한 연대를 제안했다.

이밖에도 22일 네덜란드 헤이그 이준 열사 기념관과 23일 폴란드 바르샤바의 유태인 수용·학살 현장인 파비악(Paviak) 박물관을 잇달아 찾아 무릎꿇고 진심으로 반성하는 독일의 모습과 대비되는 일본의 태도에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파비악 박물관 방명록에 “청산과 응징없는 용서는 역사의 반동과 퇴행”이라고 적고 “역사와 과거사에 대한 바른 인식이 있을 때 대한민국의 미래도 있는 것이고, 올바른 사죄와 반성 그리고 실천이 있을 때 동북아의 평화가 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남 현안 해결 모색 위한 벤치마킹

농업대국인 네덜란드의 화훼산업과 농정기술, 간척지 하구역 해수유통 방안 등을 벤치마킹하며 충남 현안 해결책을 모색한 것도 유럽 순방중 성과였다.

안 지사는 20일 세계적인 화훼종구회사인 네덜란드 스텐보르덴사를, 22일에는 대규모 유리온실 화훼농가를 방문해 시설원예 분야 에너지 절감 및 자동화 사례를 보고 배우며 3농혁신과의 접목방안을 모색했다.

21일에는 네덜란드 담수호와 방조제의 홍수조절 및 용수공급분야 국책전문 연구기관이 델타래스사와 이 나라 최대 간석사업시행 자치단체인 제이란트주를 잇달아 방문해 간척지 하구역 해수유통 등 수질관리 및 오염 해결방안을 집중 탐색했다.

◆정치와 행정의 패러다임 전환 촉구 강한 인상 남겨

또 상대국 지도자들을 상대로 정치와 행정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해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24일 폴란드 비엘코폴스카주에서 열린 세계혁신포럼 특별 연설을 통해서는 “미래사회를 위한 에너지 정책은 미래사회를 위한 용기 있는 정치를 필요로 한다.”며 “정치의 의제를 무조건적인 경제성장의 논리로부터 지속가능한 사회발전 전략으로 전환시키자”고 역설했다.

유권자들의 단기적인 요구에 부응하지 못해 다음 선거에서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단기간 내의 경제성장과 일자리 성과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지속가능한 미래를 놓고 정치와 경제의 의제를 이끌자는 것이 안 지사 주장의 핵심이다.

이밖에도 각국 자치단체 지도자들과의 교류 간담회 자리에서 “21세기는 지역 단위 외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지방정부간 활발한 교류가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다. 우리가 그 모범이 되자”고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