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식당

최춘희(1956~  )

한 상 잘 차려 밥 먹었다
염치없는 객들에게
올해도 어김없이 제공되는
무한 리필 서비스
주인장은 늘 마음이 좋다
여기서는 아무도 눈치 보지 않고
모두 배부르다

 

시평:

봄이 되면, 겨우내 웅크렸던 모든 것이 다시 살아나듯, 온 세상이 갑자기 환해진다. 그리하여 사람들도 겨우내 웅크렸던 모든 것을 떨쳐내고 새로이 활기로워진다. 마치 잘 차려진 상 앞에 앉은 듯이, 그리하여 누구 눈치도 보지 않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상 앞에 앉은 사람마냥 행복해진다. 봄은 늘 그렇게 매해, 매해 어김없이 우리에게 찾아온다. 마치 무한 리필의 서비스인 양, 우리 앞에게 수많은 새로움을 차려준다. 이러한 봄의 넉넉함을 우리에게 차려주는 조물주, 참으로 마음이 좋은 주인장이 아닐 수 없다.

윤석산(尹錫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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