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순휘 호국문화문학협회 사무총장
인천만 조력발전소 건설사업은 사업비 3조 9000억 원을 들여 강화도·장봉도·영종도를 잇는 방조제 건설하면서 방조제 하부에 3만KW급 수차(水差)발전기 44기를 설치, 발전 규모 132만KW로 일반 원자력발전소 1기의 전력생산 용량의 세계 최대 조력발전소를 짓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인천만 조력발전소를 지을 경우 지역경제가 활성화할 것이라는 찬성의견과 강화 일대 갯벌 훼손 등 환경오염을 초래할 것이라는 반대주장이 팽팽히 맞선 채로 몇 년째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그리고 강화조력발전소는 교동도․서검도․석모도강화도를 잇는 총연장 6.5km의 강화방조제를 만들면 썰물과 밀물 때 조수 간만의 차 최고 9.6m를 이용해 수차식 발전기를 통해 연간 812MW의 전력이 생산되는 규모이다. 이 전력량은 인천시 전체 93만 가구 가운데 4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으로 세계 최대인 프랑스 ‘랑스’ 조력발전소 보다 무려 3배나 큰 규모로서 유사 시 전력난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지역사회에 필요한 사업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사업도 조력발전소가 들어서면 탄소배출권 확보와 해양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는 지지의견과 갯벌 생태계 교란에 따른 대규모 환경파괴는 물론이고 한강 하구를 가로막게 돼 홍수 피해를 우려하는 반대의견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국가사회가 발전을 해가는 과정에서 자연환경에 대한 인공개발은 불가피한 것이다. 그러나 환경의 중요성이 증대되는 21세기의 패러다임은 자연환경의 보존가치 또한 개발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특히 한 번 훼손된 자연환경은 다시는 회복하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신중(愼重)에 신중을 기하고, 특정정권이나 특정인의 이권개입(利權介入) 등 사심(邪心)이 없는 지역사회 발전과 국가사회 기여를 본질로 하는 국민적 합의에 의한 사업추진이 되어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평가요소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국가안보에 대한 분석평가라고 할 수 있는 ‘안보환경평가(安保環境評價)’를 반드시 고려해야한다.

이런 사업같이 첨예한 이해관계가 빚어지는 국가사업이나 지역사회의 사업은 갑론을박(甲論乙駁)하기 시작하면 석 달 열흘도 모자라는 게 요즘 우리사회의 현상이다.

1990년대 민주화의 물결이 이 사회의 변화를 몰고 온 이후로 과거 권위주의시대에 흔했던 강압적인 방법에 의한 국민의 기본권 침해는 감히 상상도 못하게 되었다고 본다. 당연히 국민의 기본권이나 소수 약자의 의견이 짓밟히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소위 머리띠를 둘러 외치면 불법(不法)도 정의(正義)가 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 더욱이 국가사회의 발전이라는 것이 일부 국민의 억지주장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는 우리 사회의 금도(襟度)가 작용하는 건전한 소통이 자리잡기를 소망한다.

따라서 인천만 ․ 강화조력발전소 건설사업을 자연환경평가만 보지 말고 안보환경적인 관점에서 평가를 추가해 보자는 것이다. 현재 우리의 안보환경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안정된 것이 아니다. 북한은 군비(軍備)면에서 절대적인 위협능력을 가지고 있다. 2010년 국방백서에 의하면 주적 북한은 총병력 119만 명(지상군 102만, 해군 6만, 공군 11만)이고, 주요 전투장비로서 전차 4188대, 장갑차 2314대, 자주포 1만 0870문, 전투함 822척, 잠수함 65척, 전투기 1652대 뿐만 아니라 비대칭전력으로써 전술핵무기, 화생방무기, 미사일 및 예비전력 728만 명(교도대 62만 명, 노동적위대 572만 명, 붉은 청년근위대 94만 명) 등 우리 군과 비교할 때 전분야에서 절대 우위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2010년 11월 연평도포격도발을 자행한 황해도 4군단의 군사력은 수도 서울과 인천지역에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현재(顯在)적인 군사위협세력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2010년 2월 9일자 일간지에 북한 특수전부대의 공기부양정(空氣浮揚艇;Air Cushion Vehicle)기지가 황해남도 용연군 고암포 일대에 완공된 것을 보도하였다. 만일 부양정을 타고 서울․인천지역으로 접근한다면 가장 접근하기가 용이한 해상접근로가 인천앞바다인 것이다. 그야말로 적 특작부대요원들이 한 순간에 인천앞바다로 밀려들어 올 수 있는 전력이 적 4군단예하에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섬과 섬 사이를 방조제로 축성(築城)을 한다면 마치 해상백리장성(海上百里長城)을 쌓는 효과가 발생하여 수도 서울과 인천․강화․김포지역에 대한 안보환경이 튼튼해진다는 것이다. 적 은밀침투가 불가하고, 방조제를 이용한 해안경계가 용이하고, 섬들을 방어거점 진지화(陣地化)하여 서해안의 마지노요새를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웬 전쟁 얘기냐고 불편해 할 수 있으나 이런 담화는 불편해도 잊어서는 안 되는 우리 시대의 진실이기 때문이다. 이제 인천만 ․ 강화 조력발전소 건설사업에 대한 신중한 평가와 주민여론조사를 통하여 중지(衆智)를 모아서 지혜로운 결정이 나오겠지만 만에 하나 결정이 팽팽하다면 안보환경평가의 관점에서 양보하여 국민적 소통과 화합을 이루는 결정을 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하는 첨언(添言)을 하고자 한다.

끝으로 제나라 사마양저가 “天下雖安 忘戰必危”라고 하였는데 “천하가 비록 평안할지라도 전쟁을 잊고 대비하지 않으면 필히 위기가 닥친다”는 의미이다. 로마의 정치가이며 군사가인 베제티우스도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에 대비하라”라는 금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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